작가 시오노 나나미가 르네상스 시대를 거의 편집증적으로 좋아한다는 것은 독자들이 그녀의 다른 저서들에서 '그런 부분이 있나?'라고 굳이 고생스럽게 찾지 않더라도 저자 스스로가 공개적으로 말했을 정도로 어찌보면 유명한 사실이다. 그렇게 르네상스 시대를 좋아한다는 사실은 위같은 저자의 공개적인 멘트를 차치하고서라도 이 르네상스 저작집 시리즈라는 이름의 일곱 권만 봐도 어찌보면 충분한데, 소설 '세 도시 이야기' 시리즈 3권이랑 '전쟁 3부작'시리즈 세 권도 시대상으로 보면 르네상스 시대를 전후한 유럽 중세 1400~150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니, 모두 합치면 이것만 해도 무려 13권이다. 거기다가 여러 자잘한 단편집들도 2~3권이 더 있을 정도니, 이정도면 편집증을 넘어서는 정도가 아닐까하는 생각까지 든다.

 

도서를 도서관에서 대여하지 않고 주로 구입해서 읽는 나같은 독자들에게는 한권의 서적, 또는 어느 시리즈가 '소장가치가 얼마나 높은가?'라는 것이 도서를 구입하는 데 있어서 주요한 판단 기준이 되기도 한다. 해당 시리즈가 어느 한 사건이나 주제, 또는 일정한 시대를 거의 완벽하게 분석하거나 설명을 하고, 도서의 디자인도 고급스러워서 '가지고 싶다'라는 욕구를 불러일으킨다면 자연스레 소장가치가 높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내가 읽은 서적에서만 해도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시리즈(전 7권),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전 15권), 동 저자의 '십자군 이야기' 시리즈(전 3권), 존 줄리어스 노리치의 '비잔티움 연대기' 시리즈(전 3권),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 시리즈(전 7권) 등이 역사관련 서적 중에서는 꽤 소장가치가 높은 시리즈물이라고 할 수가 있는데. 이번 서평의 주인공인 '르네상스 저작집' 시리즈(전 7권)역시 같은 이유로 다른 시리즈물처럼 소장가치가 높다라고 얘기하고 싶다.

 

작가 시오노 나나미는 경직된 중세 사회를 벗어나서 인간 고유의 역동성이 발현되고 기존 관념과는 달랐던 새로운 사상과 사건들이 물밀듯이 쏟아져 나오는 르네상스 시대를 참으로 좋아하고 있는데, 좋아하는 만큼이나 원사료와 역사적 고증에도 꽤 충실해서 자신이 그토록 좋아하는 시대를 현대인들에게 충실하게 재현시켜 준다. 덕분에 독자들은 마치 눈앞에서 500~600년전의 이야기들을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과거를 들여다 볼 수 있다. 더구나, 시오노 나나미는 시대적 흐름이나 배경 등보다는 과거를 살아갔던 인간 또는 인간 군상에 촛점을 맞추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독자들이 쉽게 유럽 중세에 빠져들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실제로 이 르네상스 저작집 시리즈 7권 중에서도 바다의 도시 이야기 상,하권 2권만이 베네치아 공화국의 통사(統史) 정도이고, 나머지 5권은 대부분 르네상스 시대를 살다간 인간들의 모습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처음에 베네치아 공화국 상권을 사면서 시작된 것이 이렇게 시리즈물 7권을 전부다 모으게 될 줄은 나 역시도 처음에는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한 권, 두 권 모으기 시작하다 보니 르네상스 시대의 다른 이야기와 그 시대를 살다간 인물에 대해서도 관심이 가기 시작했고,

※ 이는 하나의 서적에서 '~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서적을 참고하기 바란다'라는 저자의 술수(?)도 한몫했다;;

아이보리톤의 시리즈물을 모두 모아서 예쁘게 소장하고 싶다라는 욕구도 자연스레 생기기 시작했다. 결국 이렇게 7권을 모두 모으게 되었는데, 다 모으고 나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 이 르네상스 저작집 시리즈를 빼고 나서는 유럽 중세 르네상스 시대를 논하기란 어렵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들만큼 뿌듯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Originally written by BlueMiR in http://blog.naver.com/bluemir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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