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였었나, 대학교때였었나,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1권'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았었던 기억이 난다. 우리나라 곳곳에 숨겨져있는 문화재를 자신만의 날카로운 시각과 애정이 듬뿍 담긴 시선으로 바라봄으로써 우리나라에 문화유산 답사 신드롬까지 불러일으켰었드랬다. 나 역시 유홍준 교수의 그 저서를 보면서, 우리나라의 선조들이 남겨준 문화유산에 대한 자부심과 자랑스러움을 한껏 가지게되었고, 많이는 못하였지만 문화유산 답사기 시리즈에 나온 문화유산을 때로는 방문해서 저자가 가졌던 감동과 때로는 아픔을 같이 공유하고자 노력하기도 하였다. 그중에 경북 영주의 부석사 무량수전은 두번인가 세번인가까지 방문했었는데, 역시나 부석사 무량수전에서 바라보는 태백산맥의 절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다만, 저서에 나온대로 한겨울의 풍경은 미처 보지못한 것 그리고 몇권의 표지였는지 모르겠지만 경주 감은사터를 가보지 못한 것이 아쉽기만 하다.

 

그렇듯이 나름 감동을 받으면서 읽었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가 참으로 오랜만에 4권이 발매되었다는 소식을 듣고서는 전혀 거부감없이 책을 구매하였다. 4권은 원래 유홍준 교수가 2000년대 초반이었나 북한을 방문하고 북한의 문화유산을 답사한 글을 무슨 신문에 기고하였었는데, 그것을 다시 편집하고 개정하여 다시 낸 책이라고 알고 있다. 그 사이에 유홍준씨가 문화재청장까지 역임하면서 책의 발간이 늦어지다가 얼마전에 뒤늦게 4,5,6권이 발간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찾아가보고 싶어도 맘대로 갈 수 없는 북한 땅에서 선조들의 유산을 살펴보는 것은 저자 유홍준 만큼이나 독자들에게도 가슴 설레고 기대되는 답사가 아닐 수가 없을 것이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4권은 북한의 유적중에서 평양의 유적, 그리고 평양 주변의 고구려고분과 선사시대 유적, 마지막으로 묘향산 답사를 총 4부에 걸쳐서 기술하였다. 평양 시내의 유적과 그 주변의 고분군을 답사하는 답사역시 매우 흥미로웠지만, 개인적으로는 묘향산 답사가 가장 인상에 남는다. 북한의 평양과 금강산이야, 뉴스에서도 어렵지 않게 듣는 낯익음이 있었지만, 묘향산은 우리나라의 유서깊은 명산(名山)이라는 점 외에는 세부적인 정보를 얻기 어려운 낯설음이 오히려 더욱 많은 기대를 하게 만들지 않았나 싶다.

평안남도와 북도를 가르는 청천강에 대한 얘기부터 시작해서 묘향산의 대찰인 보현사, 만폭동, 그리고 서산대사의 흔적이 남아있는 금강굴까지 모두 흥미롭기 그지 없었다. 또한 묘향산의 아늑한 산세를 뒤로 한채 서있는 향산호텔의 정경은 왠지 모르게 아련함까지 불러일으키니, 뭐 진짜 가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기만 하다.

 

 

 

Originally written by BlueMiR in http://blog.naver.com/bluemir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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