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실, 원래는, '태교동화'에 대한 신뢰가 별로 없었다.

'똑똑한 아이'를 만들기 위한 출판사의 상술로 보였다고 고백한다면,

내가 너무 매정한 사람으로 보이려나?

하지만 사실이었다.

그런데, 임신을 하고, 루아를 품고 나니,

태교의 핵심은 똑똑하거나 지혜로운 아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임신'이라는 과정 속에서 몸과 마음에 어마어마한 변화를 겪는 엄마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임신'을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일로 받아들이게 하며,

아기에게 그러한 따뜻한 사랑의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임신 36주차인 지금,

내 임신 기간을 되돌아보면,

'태교를 위해' 무언가를 했던 일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내가 좀 더 행복하기 위해서, 내가 좀 더 편안하기 위해서,

내가 좀 더 기분좋기 위해서 이런저런 활동들을 했고,

그러한 것들이 루아에게도 좋은 느낌으로 잘 전달되었으리라 믿는다.

이번에 만나게 된 감성 태교동화집, <봄날의 햇살처럼 너를 사랑해>도,

그런 맥락에서 읽게 되었다.

'봄날의 햇살처럼 너를 사랑해' 라는 제목이 너무 예뻐서 맘에 들었고,

아기곰들이 엄마곰과 함께 편안하게 누워서 낮잠을 자는 그림이 너무 편안해 보여서 좋았다.

또, 임신 5주부터 40주까지,

매주 한 편씩 읽어 줄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는 점도 좋았고,

챕터별로 중간중간, 임신 시기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함께 조언도 담겨 있어서 더 좋았다.

또한 이 책은, 다른 태교동화들처럼, 의성어나 의태어가 많진 않지만,

'어린왕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빨간머리앤' 등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이야기들도 있고,

헬렌켈러나 테레사 수녀 등 인물에 대한 이야기도 있어서 낯설지 않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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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는 한번 다 읽었지만,

아직 모든 내용을 루아에게 소리내어 읽어주지는 못했는데,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시간동안 루아에게 한편 한편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한다.

그리고 루아가 태어나고나서,

육아전쟁으로 지치고 힘들 때, 이 책을 다시 꺼내 펼쳐본다면

루아를 품고 이 책을 읽었던 지금의 마음을 다시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남편과 나의 사랑의 결정체,

사랑으로 만들어져, 사랑으로 자라고, 사랑으로 태어날 루아.

이제 루아를 만날 날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는데,

출산의 과정이 걱정되기도 하고,

육아전쟁을 치를 일이 두렵기도 하지만,

루아가 세상문을 똑똑 두드릴 그때까지.

좋은 생각만 하면서,

예쁜 마음으로 루아를 기다리고 싶다.

루아야,

봄날의 햇살처럼,

너를 많이많이 사랑해♥

 

 

 

 

 

 

책의 앞부분엔, 함께 들으면 좋은 음악 리스트도 나와 있다.

이왕이면 CD로 제작되어 함께 들어있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이렇게 음악의 리스트를 제공해주는 것만해도 어디냐며!

한곡 한곡 찾아서 들어봐야겠다.

 

 

 

 

 

 

읽다가 너무 감동해 찍어둔 부분.

임신을 하고, 배가 나오는 것은 물론,

옆구리, 허리, 엉덩이, 허벅지 등등에 살이 붙고,

움직이는 것도 둔해지고,

세수를 하고 양치질을 하는 것, 차에서 타고 내리는 것,

앉았다 일어나는 것,

자려고 누워서 자세를 바꾸는 것 등

일상생활에서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도 쉽지 않게 되어 많이 우울했는데.

내가 좋아하는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만삭의 여자 몸'이라 했다니.

앞으로, 그의 시를 더 사랑하게 될 것 같다는... ^^;;;

 

 

 

 

 

 

내가 진짜 몸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나보다.

정말 예쁘고 예쁜 삽화들이 많았는데,

어째 이런 부분들만 사진으로 남겨뒀다는.

이 부분도, 임신을 통해 겪는 몸과 마음의 변화에 대한 부분이다.

몸이 힘들어지는 것은 물론,

작은 것 하나에도 예민해져서,

하루에도 몇번씩 아니, 한시간에도 몇번씩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곤 하는데 -

이런 부분들을 읽으며,

나는 엄마니까.

조금만 더 견뎌보자고,

나는 지금, 세상에서 제일 위대한 일을 하고 있는 거라고.

스스로를 위로하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