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의 답답함을 풀어준 사람은 다름 아닌 휘의 아버지 선우흥덕씨였습니다.

사태를 파악한 흥덕의 불같은 분노와 배신과 씁쓸함으로 범벅이 되어 막가파인 아내와 자신의 40년지기의 딸을 감추고 외면하고 사람의 도리를 다하지 못한 아들에 대한 진노가 반갑고 고맙기까지 하네요.

네가 사람이네~하는 이북사투리를 쓰며 재털이로 자식의 머리를 깨는 모습은 불쌍한게 아니라 맞아도 싸다 싶더라구요.

그리고 휘의 조부모님들도 대단히 멋지고 지예의 부모님과 오빠는 사람들이 너무 좋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조금 이기적이었다면 사태가 13년이라는 세월속에 묻혔을까 싶기도 하고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자식의 도리를 하겠다며 외면했던 휘가 아무리 생각해도 화가 나네요.

뒤늦은 후회를 통해 진심으로 다가서려고 하지만 상처입은 지예는 단단히 무장한다고 하는데 그게 또 제 맘에는 안 들더라구요.

13년이라는 세월이 거져 얻어진 건 아니지만 눈앞에서 부인하고 외면하고 매몰찼던 휘를 한달가지고 용서하고 이해하고 받아줄 만한 성질은 아닐텐데 용서가 너무 빨랐다고 할까요? 휘의 모습이 너무 이기적이고 상식선에선 좀 떨어지는 남주스타일이라 해피엔딩일지라도 조금 더 상처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무럭무럭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연님이라 자연스럽기는 했지만 글의 흐름의 핵심이 너무 어머니와 남은 자식안에서의 갈등이 크게 보여서 그런지 아쉽습니다~

초창기의 감성적인 글들이 너무 보고 싶네요~ 그때의 서연님의 작품은 정말 좋았는데, 그래도 기대하게 하시는 분 중의 한분이라 또 기다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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