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엔터테인트먼트에 관한 책이라 양현석이 쓴 책인가 싶었는데
10년간 YG의 행보와 문화에 대해 취재해왔던 기자 출신의 손남원이 쓴 책이었다.

양현석과 실제 YG 대표인 동생 양민석의 인터뷰와
YG의 과거부터 현재까지,
그리고 소속 가수들에 대한 것들이 총망라되어있던 책이었다.

 

 

 

처음부터 승승장구해왔을 것 같은 YG에도 뼈아픈 실패의 역사가 있었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해체되고부터 제작자의 길을 꿈꿨던 양현석.
다른 분야에 대해서 문외한이었고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였기 때문에
후배들을 양성해 보고 싶었고, 잘 이끌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제작자의 길을 걷기로 했다.

그렇게 현기획을 설립하고 벌었던 돈을 모두 쏟아 부어 킵식스라는 힙합그룹을 기획해서 데뷔시켰지만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준비했던 게 무색할 만큼 성적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때의 실패는 현재의 YG가 있기까지의 좋은 밑거름이 되었다.

 

 

 

킵식스 실패 이후 양현석은 동생 양민석에게 곁에 있어 달라고 부탁한다.
3일 동안의 고민 끝에 가려던 어학연수마저 포기한 덕에
지금의 YG로 성장할 수 있었다.

양현석은 제작을 포함한 외부 활동에, 양민석은 돈 관리를 포함한 전반적인 경영관리에 전념했는데
회사 경영에 대한 개념을 세우고 본격적으로 빚이나 현금 자산 보유 등을 파악하며
독학으로 경영관리에 대해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지누션이 데뷔 후 성공 가도를 달렸는데도 회사 재정은 나아지지 않아
선급금이나 대금 지불 방식도 바꿔나갔다고 한다.
특히 선급금 변제 방식을 바꾼 것은 회사 운영에 큰 힘이 되었고
탄탄한 회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되었다.

 

 

 

지누션 외에도 YG를 거쳐갔거나 현재까지도 남아있는
많은 가수에 대한 많은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어 흥미롭기도 했다.

원타임의 경우 당신 마음속의 한순간 (One time for your mind)라는 뜻이라는 것.
(나도 모르게 저 대목에서 멜로디를 흥얼거리기도 했다.)
그리고 해체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정식 은퇴한 적도 없고,
각자 영역에서 활약하느라 바빠서 후속 앨범을 내거나 활동을 하지 않을 뿐이라는 것.

서태지가 '울트라맨이야'로 컴백했을 때 매니지먼트를 맡았다는 것.

그리고 휘성, 거미, 빅마마, 세븐의 데뷔스토리는 짧지만 강력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마찬가지로 소속가수인 빅뱅, 투애니원, 싸이, 에픽하이에 대한 부분들과
K팝스타 출신인 이하이와 악동뮤지션, 위너의 데뷔 스토리도 실려있다.

YG의 수많은 히트곡을 만들어낸 테디와 개성있는 춤을 만들어낸 안무실의 이재욱 이사,
지드래곤과 씨엘의 경우는 인터뷰 페이지가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가장 흥미 있던 것은 외관이 멋있는 YG 사옥과 그 내부에 대한 설명과
입소문으로 유명해진 구내식당.

손맛이 뛰어난 주방 아주머니들이 아침, 점심, 저녁, 야식을 제공하는 데다 (심야식당까지 운영된다고)
소속 연예인뿐만 아니라 YG 소속이라면 누구나,
심지어 연습생이라도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비용을 내지 않고 양질의 밥을 먹을 수 있으니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연습생에게
이보다 더한 기쁨이 있을까.

또한 오해의 여지를 최소화하기 위한 투명한 정산도 돋보였다.
현재는 기본 3개월 분기별 정산으로 4월, 6월, 9월, 1월에 지급된다고 한다.

정산할 때도 수익이 얼마인지를 정확히 알려주고 운영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도 조언을 하는데
나이가 어린 아티스트들은 부모님과 상의하기도 하는데
신뢰할 만한 회계법인과 이야기할 수 있도록 권해주기도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성공 방정식을 무너뜨리고 역발상으로 판을 바꾼 YG.
도전은 본능이고, 창조는 놀이며, 과감하게 미치라는 것.
그렇게 YG는 성장해왔고, 각자의 개성을 발휘하며 발전해가고 있다.

YG 패밀리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게 느껴질 만큼 가족 같은 분위기가 강한 회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고
실려있는 사진들도 다 예쁘고 멋지게 나와 팬들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