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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드레스가 제일 예쁘시더라?" ~ "그야 물론, 뽐세라 부인의 드레스죠! (첫 쪽)

책을 받아들고 첫 장을 펼치니 기발하면서 멋진 그림들이 쏟아진다. 배추부인이라니… 특히 김치를 주식으로 하는 우리에게는 더 친근한 이웃이 아니던가? 어린이들이 보아도 한 눈에 들어오겠다. 그리고 빛깔…너무 고옵다. 배추부인들의 옷-배추잎-뿐만 아니라 벌판도 하늘도 모두 곱고 부드럽다. 역시 어린이들의 맘을 배려한 부드러움으로 느껴진다.

그 배추부인중 가장 멋드러진 드레스를 뽐내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뽐세라"부인이시다. ’아침마다 이슬이 담진 욕조에서 목욕을’ 하고 ’레몬 오일’도 바르고 ’조심조심’햇살을 피해 산책을 다니는 멋쟁이 부인..그런 부인에게 ’애벌레’들이 함께하기 시작하는데….

애벌레들은 끝끝내 뽐세라 부인에게서 떨어지지 않고 뽐세라 부인도 애벌레들에게 자신의 드레스를 내어준다. 얼마나, 설마 모두 다 ?

뽐세라 부인의 연둣빛 드레스는 구멍이 숭숭 뚫리고, 빛깔도 누렇게 바래버렸지요. (뒤 쪽 8)

그래서 뽐세라 부인의 드레스는 거의 누더기가 되어버렸는데 농부아저씨는 다정하게 말을 건넨다.

"그래, 우리 뽐세라가 애벌레들에게 아낌없이 모든 걸 나누어 줬지. 그래서 이젠 아무 것도 남은 게 없는 것 같니? 애벌레들이 먹은 건 네 드레스 자락뿐만이 아니야. 네 따뜻한 사랑도 함께 먹은 거지. 난 네가 사랑할 줄 아는 배추가 되어서 정말 기쁘단다. 주고 또 주어도 결코 없어지지 않는 것, 그게 바로 사랑이야." (뒤 쪽 8)

그래서 결말은 어떻게 전개되느냐구? ’아름다운 달빛이 온 땅에 가득 퍼진 어느 밤’ ’하늘하늘 나풀나풀’ ’꽃잎’이 되어 애벌레들이 뽐세라 부인에게 내려앉는데 바로 나비가 된 애벌레라는 이야기…이 짧은 이야기를 읽는데 왜 가슴이 문득 벅차 오르는지..아마도 잠시 내가 동심으로 돌아간 탓일게다. 눈에 보이는 것만 아름다움이 아니라 마음으로 ’아무나 볼 수 없는 아름다움’을 보라고 지은이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 나도 모르게 흠뻑 빠져 들었나 보다. 그나저나 이제 내일부터 배추를 무슨 낯으로 먹을까, 그 고민부터 해야겠다. 배추부인 뽐세라가 자꾸 생각나~ ^^

얇고 가벼운 책이지만 큰 사랑의 의미를 전해주는 책, ’일본도서관협회 선정도서’로 뽑힐만한 책이다. 아이들에게 또 한 명의 반가운 친구가 생긴 것이다. 배추부인 뽐세라!, 다들 만나보시라~

2008.3.31 밤, 기분좋게 잠들다.

들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