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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2학년 - 당시는 국민학교 - 정확히 1974년에

   저는 같은 방을 쓰시던 할아버지랑 책을 읽으며
   밤샘이라는 걸 처음 해 보았습니다.
   나중에 - 5학년 때 -

함께 주무시던 방에서 호상으로 돌아가시기 전까지

할아버지는 맑은 정신이실 때는 책을 보시고

밤에는 그 책을 팔아서 술을 드셨다고 합니다.

제 흐릿한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처음 책과 함께
밤을 새우던 초등학교 2학년 그날 뿐입니다.

한 권 밖에 남지 않은 할아버지가 보시던 1960년대 책,톨스토이의 [인생독본]

아마도 계림문고에서 나온 책?
[집없는 천사-소년?]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만 정확치는 않습니다.

그때 벌서 저는 책에 대한 직감적인 "끌림" 같은게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그러하지만 책 외에는 그다지 욕심을 부려본
기억이 나지 않으니까요.

물론 지금은 [술]이 더하여 졌지만~~

초등학교 3학년때인가 장마 어머니께 끌려 집으로 온 기억도 설핏 납니다. ^^

초등학교 4학년,
   이제는 저랑 가장 오래된, 30년지기,
   벗이된 초등학교 동창녀석을 만나게 된 계기도
   어머니를 따라 다른 반이었던 녀석의 집에 가서

책을 빌려오며 였습니다.

그리고 5,6학년 같은 반이 되며 우리는 말 그대로

죽마고우, 知音이 되었지요. 같이 학교생활을 한 것은
고작 두 해 뿐이지만 같은 동네에서 자라며 계속 만나왔으니

멀리 떨어져 살아도 여태 곁에서 반가워하는 벗이랍니다.

이 때 주로 보던 책들은 금성사 등에서 나온
[과학 만화-공룡 등 전질]과 어깨동무, 소년중앙 등의

월간 잡지였지요. 어떤날은 광고가 나와 있는 쪽을 펴서 가슴에

품고 구입해 달라고 어머니에게 시위를 하기도 하였답니다.
쭈그려 자면서까지^^

이 때부터 이미 超고대문명, 피라미드, UFO등에
관심이 있었답니다.

중학교 1학년,
세상돌아가는 걸 아무 것도 모를 때지만
그 당시에는 책을 보시던 아버지게서

구입해놓으신 동화출판사 간행 [세계문학전집]과

[세계의 기업가/한국의 기업가]들을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 아버지 방, 책장에 아직도 보관중인 책들 ~

이 때 "최인호"작가를 만났습니다.
[별들의 고향],[도시의 사냥꾼] 등등

최인호와 관련된 책은 모두 찾아 보았답니다.

중 3때 수업시간에 "최인호"작가의 소설을 보다
선생님께 들켜 책을 빼앗기고 교무실로 찾아가 빰을 맞고나서

책을 찾아오던 기억이…흑....ㅠㅠ

그 때, 아마 ’아버지께서 보시는 책이라고~’이야기를~ ^^*

참, "이외수"의 [들개 /칼], "박범신"의 [풀잎처럼 눕다] 등을
만난 시절도 이때일겁니다.

중 3때, 겨울 방학때에는 옥상에 널어놓은 이불 빨래에 누워

[대망 32권 = 도요토미 히데요시 25권 + 미야모도 무사시 7권]과

[나관중의 삼국지 5권] + [오승은의 서유기 4권]을 모두 읽어 제꼈습니다.

   고등학교 들어가면 책 볼 시간이 없어진다고
   어렴풋이 들어서 알고 있었답니다.

   그래서인지 장편들을 읽었습니다. 그 이후 책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졌답니다.

그리고 드디어 고등학교 - 1982년~1984년

제 인생이 바뀌는 시간들이었습니다.

고1,2때부터 친해져서 결국 고3때,
[아홉마당]- 9명의 고등학교 동기들- 으로

모이게 된 벗들이지만 서넛이서 다니기는 고 2때 부터였습니다.

술도 이 때부터 즐기게 되었구요. ^^*

고2 여름, 제 생일 때 저는 녀석들 덕분에 난생처음
경양식-분식집에서

"돈가스"라는 음식도 먹어보았답니다.

이윽고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저는 우리 문학에
발을 담그기 시작하였습니다.

김동인부터 시작하여 염상섭, 이상에 이르는 단편들과

이육사-유치환-김수영에 이르는 시인들,

그리고 소설가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2학년부터는 자연스레 아홉마당의 한 녀석과
학교 [도서반] 활동도 하였구요.

가장 기억에 남은 책은 이문열의 [그 해 겨울]입니다.

나중에 [젊은 날의 초상-3부작]으로 나오지만
월간 문학사상에 연재되었던 그 중편에 빠져

무척 흥분 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 해 겨울/사람의 아들], 먼 나중의 [영웅시대]까지

이문열에 빠져 살았던 날들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깨끗이 정리 하였지만….

이때 만난 벗들이 25년지기랍니다.

지난 주말 경기도 가평에도 다녀왔었죠.
몇 몇 녀석은 함께 하지 못하였지만

그래도 반갑고 즐겁고 고마운 시간들,
사람들이었습니다.

제 삶을 지탱해주는 한 축이기도 하구요..

친구 자랑만으로도 하루종일 떠들 수 있겠지만
여기는 제 이야기를 하는 곳이니 다시 돌아옵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범생이였던 제가 그나마

요즘말로 교양에 가까운 문화를 접하게 된 것도
다 녀석들 덕분입니다.

팔자에 없던,
윤석화가 직접 주연한 [신의 아그네스] 부산 원정공연도 가서 보고

[들국화]가 꽃이름인줄만 알았던 제가
그들의 음악을 듣고 음악다방이라는 곳을

들락거리게 된 것도,... 다 녀석들 덕분입죠.

클래식 음악다방에서 [젊은 날의 초상]으로
우리끼리 독서토론도 하고

철지난 바닷가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노래도 부르고
앞날 이야기도 하고 ......

다 꿈만 같던 시간들입니다.

하여 저는 국문학과를 1지망으로 생각하였답니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 3남매의 장남이,
겨우 겨우 먹고사는 집안의 장남이

국문학과를 나와 무엇을 하겠는가라는 1984년말의 현실 앞에서
결국 저는

경영학과를 가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어려운 형편에도 불구하고 철모르던 저는
어찌어찌하여 벗들을 따라 서울로 갔습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SKY도 아니면서 말입니다.

동기 9명중 결국 6명이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게 되었답니다…

지금은 7명이 서울+경기 근처에 살고 있습니다…쩝…

1985년~1988년 , 대학 1~4학년

저는 군대문제를 대학교를 졸업하고 해결하였기에
격동의 80년대 한 복판을 서울, -방학 때는 부산-

거리에서 보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와 관련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기회에~~

이때부터 저의 사고의 폭은 급변하였습니다.

리영희,백낙청,마르크스,강철,이진경,박노해...
쏟아지는 책들 속에서

다시 김수영과 신동엽을 만나게 되고
가까이는 이 땅의 시인들부터

   멀리는 [자본주의 이행논쟁]부터 시작하여
   사회과학의 깊은 속내까지 더 깊이 공부하는 듯 하였습니다.


              신동엽 전집과 미발표 유고 시집

하지만 시대는 가만히 앉아있게 저를 내버려두지 않더군요.

책은 부차적이었고 그냥 ’들풀처럼’ 거리에 나가 휩쓸려가며?

부대껴가며 젊은 날은 저물고 있었습니다.

이때의 흔적들이 아직도 제게는 남아 있습니다.

[한국 사회구성체논쟁 1~5],[해방전후사의 인식 1~6],
[녹슬은 해방구 1~9] 등등.....

1989년 2월, 대학교를 졸업하고 부산에 내려와

이런저런 아르바이트를 하다 군을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첫 입사를 앞둔 1993년 봄, 아내의 부름- 옆구리 콕 ☞-을 받고

결혼을 전제로 한 연애를 시작하였답니다.^^*

이 때 저는 에리히 프롬에 빠져 있었기에 선물로
[사랑의 기술]을 아내에게 전하기도 하였습니다.

혹 아직 안보신분이 계시다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기를...

그리고 세월은 무심히 또 흘러갔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제 곁을 기켜주는 책은
아직도 정기구독중인 계간 [창작과 비평] 뿐이랍니다.

손에 닿는대로 눈길 닿는대로 읽곤 하던
그 시간들이 그립습니다.

그리고 2007년 12월 18일,

참혹한 대통령 선거 결과를 뒤로 하고 저는

오랜전 그날처럼 다시 책에 빠져들기 시작하였답니다.

[1日1作] - 2008년 새아침에 스스로에게 다짐한 구호입니다.

서평이 아니라도 하루에 한 편의 글을 적자,

평범한 직장인의 늪에서 벗어나자,

너마저도 이렇게 살면 안된다.

조금은 달라져야 하지 않겠나..라며 스스로를 자극하여

세운 목표였고 그 목표는 보시다시피 근근히 지켜가고 있습니다.

최근의 관심분야는

우리 옛역사 - 고대사 [하늘에 새긴 우리 역사],[우리 역사의 하늘과 별자리] 등

세계 문명의 기원 - [시친의 지구 연대기 1,2], [신의 지문] 등

한국 현대사 + 신영복,이진경,진중권 등 의 저작들

진실을 밝히는 글들 - [거짓된 진실],[잿더미의 유산] 등
그리고 우리 詩들~ 이랍니다.

별도 보관중인 애장도서들, 유리문으로 보호중~

올해 매주 5권 가량의 서평을 써대었고 - 현재 226권!

연말까지는 [50주*5권 = 250권]을 채워보리라 생각중입니다.

물론 서평의 품질이 담보되지 않고 아무도 읽어주지 않는 글이

무에 그리 중요하나 생각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직장생활을 하며 일주일에 5권 이상의 책을 읽고

나름대로 소화한 사실만으로도 앞으로의 제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내년에는 이처럼 못할겁니다.
책만 본다고 다 해결되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기에

내년에는 좀 더 다른 모습으로 스스로를 단련 시킬 겁니다.

키 178 CM, 몸무게 90 KG 이하의 ’몸덩어리’로

이 세상 살아가며 조그만 흔적하나라도 남겨보고자

발버둥 치는 하루입니다.

오늘도 버팅기며 살아갑니다.



2008.11.18. 맑은 가을날 ~

    들풀처럼

나의책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