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축무해’라는 말이 어울리는 사람은 좋으나 인기는 없는 소심한 남자, 미하루와 연애를 할 틈이 없는 이목구비 반듯한 미인형의 괜찮은 여자, 마키에의 서툴지만 가랑비처럼 마음을 적시는 사랑이야기.

홀리오 이글레시아스의 ‘비긴 더 비긴’을 좋아하는 각본가 미하루는 17년 짝사랑을 소재로 세이와 메그를 주인공으로 하는 ‘바나나로 못질할 만큼 외로워!’란 애니메이션의 각본을 쓰고 있고, 3대째 이어온 마쓰다 꽃집의 3대 점장인 마키에는 걸걸한 입담으로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다.

마쓰다 꽃집 앞을 수없이 지나치기만 하는 미하루는 성우양성소 시절부터 알고 지낸 료헤이를 따라 유메클럽 란에 갔다가 마쓰다 꽃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료코를 우연히 만나게 되고 자신의 17년 짝사랑을 고백할 결심을 하는데.... 한편 그 시각 마키에는 바 아모레로 꽃 배달을 갔다가 2년 전 헤어진 에지마를 다시 만나 다시 사귀기로 한다. 두 사람의 사랑의 타이밍이 서로 어긋나는 순간이다.

미하루의 고백은 마키에의 선제펀치 같은 ‘첫사랑의 끝이란 게 다 그런 거지만, 나 남자 있다.’란 말로 허무하게 끝나버린다.

하지만 다음날 마키에가 미하루에게 소꿉친구로써 전화해서 만나자고 하면서 둘의 만남을 시작된다. 설레는 마음의 미하루, 편안함이 좋은 마키에는 우에노 역의 국립박물관과 동물원에서 조금 더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연인이 에지마보다 미하루를 만나는 것을 당연한 듯 생각하게 된다. 휴가는 낸 휴일에 삼바 퍼레이드에 참석한 그들은 키스를 하게 되고 떨리는 속마음을 서로 숨긴 채 서먹한 관계가 되고 마는데...

미하루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마키에는 에지마와 이별을 하고 이 사실을 모르는 미하루는 마키에를 잊으려 노력하지만 점점 마키에에 대한 그리움만 쌓여간다.

하지만 용기 없는 두 사람의 인연은 간발의 차이로 계속해서 빗겨가기만 하고 미하루는 두 사람이 함께 했던 우에노 공원 동물원의 모노레일을 타고 마키에에 대한 그리움으로 펑펑 울어버리고 그 시각 마키에는 키스 장소를 찾아가 미하루와 함께 타기로 했던 헬리콥터를 타고 울음을 터트린다.

답답한 두 사람을 지켜보던 료헤이와 료코의 작전으로 다시 만난 그들, 서로의 마음을 비로소 확인하게 된다.

곁에 있어서 편안하게만 생각했던 사람이 어느 새 사랑이 되었을 때, 그 사랑을 받아들이는 마키에의 사랑과 어린 시절 짝사랑을 완전한 사랑으로 만들기 위한 사랑의 표현을 배워가는 미하루의 사랑은 서로에게 행복 할 수 있는 적당한 거리를 알아가는 과정이 아니었을까 싶다.

“ 너무 멀면 망상이 폭발해.

  너무 가까우면 좋은 점이 가려져.

  행복이란 놈에게는 적당한 거리가 필요해.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마음보다 중요한 건 거리야.

  그것만 좋은 위치를 확보하면

  좋아하느니 싫어하느니는 정말로

  염치없고 작은 요소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깨달을 거야.” - 본문 201p

사랑의 적당한 거리를 안다는 것은 누구나 어렵지 않을까?

하지만 그 적당한 거리를 알기위해 연애라는 형식으로 서로를 만나면서 장ㆍ단점을 파악하고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 진실한 마음을 알게 되는 과정이 필요한 이유인 것 같다.

지금 ‘외로워! 바나나로 못질할 만큼 외로워.’라고 말할 정도로 외로움을 느끼고 있다면 마음을 열고 행복해질 수 있는 마음의 거리를 찾은 그들의 만남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