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자기 개발서를 상상했던 나의 생각을 확 깨는 글이었다. 자기 개발은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한다는 어렵고 지루한 글이 아니라, 직장에서는 과중한 업무를 처리하면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강박관념이 생길정도로 불확실한 존재감을 대인관계를 통해 해소하려고 모임에는 꼭 참석하지만 항상 존재감 없는 사람이 되 버리고, 연인과의 사이도 어긋나기만하는 패션회사 홍보부에 다니는 20대 고미경이라는 주인공이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장미경 전무가 들려주는 여행과 인생에서 성공하기 위한 일곱 가지 당부...

1. 언제나 떠날 준비를 하라.

2. 갈 길은 반듯이 스스로 결정해라.

3. 떠나기 위해 떠나지 마라.

4. 재미가 아닌 기쁨을 쫓아라.

5. 스스로에게서 먼저 떠나라.

6. 선물은 여행에서 돌아와서 받아라.

7. 언제나 좋은 곳에 도착할 거라고 믿어라.

를 통해 인생에서, 자신의 자리에서, 스스로에게서 잘 떠나는 방법을 터득해가는 과정을 연애소설처럼 경쾌하지만 가볍지 않게 ‘아! 이건 나랑 비슷한데...!’하는 공감을 이끌어내는 글이었다.

“여행이란 그저 유명 관광지를 들러 발 도장을 찍는 일이 아니다. 낯선 공간에서 또 다른 나를 만나는 일인 것이다. ..... 여?고 조금씩 그곳에 젖어 들어야 한다. 그래야 마침내 여행지에 도착했을 때 ‘유명한 곳에 왔노라, 보았노라, 찍었노라.’식의 초보적인 순례에서 벗어나 ....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이 어떤 곳인지, 가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를 잘 안다. 그런 사람은 파리에 가서 에펠탑에 들리지 않아도 후회하지 않는다. 자기가 만나고 싶은 것은 다 만났기 때문이다.” - 본문 15p

그동안 여행을 좋아하고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해온 나의 여행을 떠올려보았다. 몇 년 전 배낭여행은 빠듯한 예산에 떠난 여행이었기에 왜 가야하는지, 가고 싶은 곳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던 것 같다. 무조건 많은 곳을 보고오자는 생각뿐이었다. 초보적인 순례에서 벗어나지 못한 목적지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없는 여행자이기에 돌아와서 남은 것은 사진 몇 장과 고생했던 기억뿐이었고 다음, 그다음 여행도 ‘왔노라, 보았노라, 찍었노라.’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었던 것 같다.

무조건 떠나기 위한 여행만을 반복해왔기에 또 다른 나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반성을 하게 되었고 다시 여행을 가게 된다면 떠날 자격을 갖추고 떠나리라 다짐을 했다.

‘여자, 거침없이 떠나라’에서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떠남’은 문제를 해결할 생각은 않고 그저 적성에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애매한 이유로 계속 회사를 옮겨 다니는 서린, 또는 상사가 싫어서 회사에 사표를 내고 싶어 하는 미경처럼 현실 도피의 떠나기 위한 떠남이 아니라,  자신의 자리에서 스스로에게서 버려야할 것에서부터 먼저 떠남으로써 나를 둘러싼 안 좋은 것들로부터 삶의 변화를 이끌어냄으로써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한 준비를 의미하는 것 같다.

준비된 사람만이 성공적인 내일을 준비할 수 있기에 지금 주인공 미경처럼 직장생활로 고민하고 있거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있거나,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는 여성이라면 읽어본다면 성공적인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 내 삶이 어딘가 잘못 돌아가고 있는 건 빨래를 헤집어 양말을 찾아내는 것과 같은 일을 자꾸만 미루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내 가치관과 자아가 제대로 짝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지도 모른다. '떠난다는 것'은 어쩌면 내 삶의 빨래 더미와 관련된 문제일 수도 있다." - 본문 85p

"여행이란 눈을 뜰 준비를 하고 있는 자에게만 해답은 준다." - 본문 중 90p

"비슷비슷한 일상 속에서 그 여행지만이 갖고 있는 1퍼센트의 매력을 찾아낼 수만 있다면 그곳은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그곳다운' 것이 되는 것이다" - 본문 중 145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