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 에드워즈의 섬뜩한 ’4REAL’사건과 그의 실종, 언제나 매닉스를 따라 따니는 이 이야기는 ’고전’이 되어버렸다고 하자, 그래도 역시 리치 에드워즈를 배재하고 이들에 대해서 말하기는 참 힘들다. 게다가, 이번 앨범은 그과 함께 했던 전성기때의 매닉스의 복귀에 초점이 맞추어진 앨범이라고 하니 리치 에드워즈는 영원하다. 

매닉스를 잘 모르던 아니면 매닉스의 열광자든, 제목도 요상하지만 충분히 매닉스스러운 이 아홉 번째 그들의 앨범은 역시 훌륭하다. 여태까지 항상 중간 이상은 아니 그보다 더 좋은 결과물로 항상 각인되고 있던 그들이었는데, 조금 불편한 앨범쟈켓과 함께 발표된 이번 앨범은 묘한 노스탤지아와(리치 에드워즈를 연상시키는 듯한) 여전히 변하지 않는 그들의 휘몰아치는 락사운드(그래, 바로 이런게 락이지!)로 가득하다. 게다가 지난 시절의 전설적인 밴드들의 사운드를 차용하고자 했다는 이번 앨범 뒷 이야기를 듣다보면 (Nirvana, Felt, Nick Drake, Siouxsie & the Banshees, Rush 등등)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들게 만든다. 그래서 그들은 항상 그들 나름의 사운드를 고수하지만, 이번 앨범은 차용과 결합, 그리고 그로 인한 결과물은 참으로 신선하게 다가온다. 따로 싱글을 발표하지 않을 거라는 보도가 있었는데, 가장 먼저 일반인들에게 발표된 두 번째 트랙, ’Jackie Collins Existential Question TIme’은 상당히 멜로디컬하면서 귀에 쏙 들어온다. 전체적인 수록곡은 ’역시 매닉스!’라는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정열적인 락의 정신이 살아있는 트랙들이고, 마지막곡으로 더없이 어울리는 ’William’s Last Words"가 끝나면 몇분 후 치기어린 농담처럼 발랄한  secret track 이 등장한다.

매닉스는 내게 여름을 연상시키는 밴드다. 쩅하게 휘몰아치고, 강하고 거침없다. 그리고 그 사운드는 언제나 젊고 정열적이다.  근 20년이 가깝게 이렇게 변함없이 자신들의 스타일과 정치적 성향, 그리고 거침없는 밴드가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다. 외국 밴드들의 공연이 많아지고 있는 요즘, 언제쯤 그들의 공연을 직접 볼 수 있게 될지, 앨범을 듣다보면 공연을 보고싶게끔 만드는 살아있는 앨범이다.

매닉스, manicstreetpreachers, JournalforPlagueLovers, JackieCollinsExistentialQuestion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