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는 앵거스 앤 줄리아 스톤을 모 은행의 TV광고 음악으로 알게 된 사람들이 대부분일 듯하다. 하지만 이들의 진면목은 단순히 그 한 곡, ’Paper Aeroplane’에서는 살짝 간만 볼 수 있을 뿐이다. 작년에 접했던 첫 번째 앨범, ’A Book Like This’에서는 편안하고 따뜻한, 언제나 어디서나 듣기에 편한 음악들로 나의 귀를 즐겁게 해주었다면, 이번 앨범 ’Down The Way’ 앨범은 그렇게 쉽게 듣기엔 미안할 마음이 들 정도로 완성도가 훌륭한 앨범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우선, 전체적으로 다양해지고 넓어지고 깊어진 음악들로 가득하다.
앨범의 포문을 여는 ’Hold On’은 줄리아의 가녀리고 낮은 음성으로 조용히 시작하는데 어느 순간 마음 한 구석이 그렇게 시려오는 아픈 연가이다. 본국과 유럽, 영국 등지에서 싱글로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던 앵거스의 ’Big Jet Plane’은 이전에 접할 수 없었던 진화한 앵거스 앤 줄리아 스톤의 한면을 확연하게 보여주는 곡인데, 관현악과 락의 만남으로 그 음악적인 세계를 한층 더 넓혀준 최고의 싱글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가장 한국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곡이면서 가장 예전의 앵거스 앤 줄리아 스톤의 사운드에 충실한 ’Santa Monica Dream’은 나른하면서도 헛헛해지고 투명하게 아름다운 어쿠스틱 발라드 곡이다. 아련한 향수와 함께 젖어드는 감성으로 여러번 리플레이 하고 싶게 만드는 곡이다. 그 외에도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줄리아의 발라드 곡, ’And The Boys’, 절규하는 듯한 강인한 앵거스의 보컬이 매력적인 ’Draw Your Swords’, 앨범의 대미를 장식하면서 그 아쉬움을 최대한으로 달래주는 듯한 온기 어린 어쿠스틱 송, ’The Devil’s Tears’까지.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앵거스 앤 줄리아 스톤의 음악세계에 흠뻑 젖게 만들어주는 곡들로 넘쳐나는 ’음악가’다운 앨범이다. 

계절이 깊어지고, 하늘이 낮게 드리워지고, 온기가 그리워지는 이 시기에 언제나 함께 할 수 있는 머스트 해브 앨범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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