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클래식함을 갖춘 그녀, 다이앤 버치!

다이앤 버치는 위의 말처럼 정말 그렇다. 지금 같은 음악이 많이 힘들어하는 시대, 오리지널리티가 사라지고 잡종 교배로 들썩들썩하면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장르의 혼선과 마에스트로가 사라진 음악계에 이런 뮤지션이 있다는 건 정말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축복에 가까울 정도이다. 거기다 외모는 어찌나 절세미인인지...오호!

다이앤은 아프리카 짐바브웨, 그리고 호주의 시드니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목사님의 따님이기도 하다. 이렇듯 범상치 않은 성장배경의 27살인 그녀의 음악 스타일은 대중음악의 클래식에 충실한 아메리칸 소울과 블루스, 거기다가 교회 성가곡과 어덜트 컨템포러리의 양념을 버무려 낸 우아한 클래식함을 갖춘 싱어 송라이터의 음악이다. 마치 60년대말에서 80년대를 아우르는 복고적인 아메리칸 소울을 적절하게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거기다 자신의 곡쓰기 실력을 맘껏 풀어낸 걸죽하게 잘 만들어진 음악이라고나 할까?
잔잔하게 시작하여 담담하게 이별을 맞이하는 첫곡, Fire Escape를 듣는 순간 귀가 번쩍 뜨이게 되는 흡인력을 시작으로, 우울한 월요일에 듣기에 더없이 좋은 Valentino, 아메리칸 소울 발라드의 향연, Nothing But A Miracle! 앨범 중반부로 넘어가는 와중에 있는 Rewind라는 곡은 제목과 어울리지 않게 가장 컨템포러리한 그녀의 곡이지 싶다. 앨범의 정 중앙에 자리잡은 곡이면서 핵심인 Photograph는 후반부의 강렬한 후렴구가 마치 Beatles의 Hey Jude나 Joe Cocker가 리메이크한 비틀즈의 명곡 With a little help from my friend의 후렴구마냥, 클래식하면서도 웅장한 대곡이다. 귀엽고 상냥한 복고음악의 절정 Choo Choo, 듣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면서 앨범을 정리하는 마지막 곡인 Magic View는 교회 성가곡처럼 온화한 코러스와 물결처럼 유연하게 흘러가는 스트링이 곁들여진 아주 멋진 곡이다. 한곡한곡 27살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노련하면서도 진솔하고 걸죽한 음악을 펼치는 이 너무도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다이앤 버치의 앨범은 꼭 소장해야 할 명반이다. 공연이 너무도 기대되고, 10년후의 앨범이 너무도 기대되는 대형 스타임에 틀림없다.

다이앤버치, DianeBi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