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zz 음반은 꼭 사서 들어야만 한다. 
사실 이 말은 모든 음반과 모든 뮤지션에 다 해당되는 말이기도 하지만, Jazz 음반은 더더욱 그래야만 한다. 깊은 음색과 뮤지션과 그 앨범이 만들어진 시대상, 그리고 통으로 들어야만 의미가 있는 구성을 가진 음반이 많기도 해서 그렇다는 말이다. 그래서, Jazz 음반은 구입해서 시간을 내서 혼자가 되어 차분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진중하게 음미해야 한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있다.

사실, Jazz 음악을 많이 듣는 편이었는데, 이 도미니크 파리나치는 너무도 생소했다. 
’뭐, 제법 고상한 외모의 젊은 트럼페터라....제2의 크리스 보티인가?’ 라는 생각이 첫인상이었다. 그런데 첫곡, Don’t Explain을 듣자마자 간들간들 달짝지근한 팝적인 크리스 보티(그의 음악에 대한 평가는 절대 아님)와는 너무도 다르게 정통주의에 입각한 그의 연주에 그야말로 깊숙히 빠지게 되었다. 해설지에 언급되어 있는 것 처럼, 20대중반의 젊은 그에게는 오래된 영혼이 함께 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하게 되는 부분이다.  또한 까다로운 일본 Jazz 팬들에게서 먼저 인정을 받았고, 윈튼 마살리스에 눈에 띄었다는 부분만 보더라도 일단은 대단한 합격점을 미리 받은 셈이다. 정통적인 느낌과 그 서정성으로 전체적인 앨범을 채색한 점이 무엇보다 가장 멋지고 반할 요소가 되겠지만, 푸치니에서 류이치 사카모토, 오넷트 콜먼에서 퀸시 존스의 곡들, 그리고 자신의 자작곡까지 다양한 선곡이 또한 괄목할 만하다. 그러면서도 보컬곡까지 넣어주는 센스라는 건 정말 세심하기 까지 하다. 

계절의 느낌, 가을에서 겨울로, 그리고 아직 봄을 기다리기에는 멀게만 느껴지는 이 시점에서, 깊고 그윽한 향기와 묵직함과 진중함을 함꼐 담고 있는 트럼펫 사운드는 차갑고 스산한 지금의 계절에 제대로 맞는 최고의 사운드트랙이 아닌가 싶다. 
음악과 연주는 더없이 훌륭하고, 그러면서도 은은히 천천히,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어서, 잠못이루는 겨울밤에 듣기엔 최고이며, 다음 음반을 굉장히 기대하게끔 만드는 아티스트이다.
Jazz 음악은 결코 어렵거나 그렇다고 너무 고상하거나 그런 음악은 절대 아니다. 언제나 생활의 사운드트랙이 될 수 있는 친근함이 있다. 그리고 계절에 맞는 이 음반은 특히나 그렇다.

째즈, dominickfarinacci, 도미니크프란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