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동물을 통해 삶이 바뀐다는 주제의 책들이 참 많이 발간된다.

1주일 전에는 한 남자의 운명을 바꾼 골든리트리버에 관한 책을 읽었는데,

이번에 읽은 책은 마약중독자 홈리스 제임스와 상처입은 길고양이 밥이 만나서 서로를 치유해 가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자주보는 장르의 책 임에도 불구하고 읽을 때 마다 감동을 받는건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언제나 내게 전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 읽은 내 어깨 위 고양이 Bob 책은 표지에서부터가 특별했다.

후덕해보이는 치즈냥이가 사람 어깨위에 앉아있는 모습인데,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다들 알겠지만 이 자세를 유지하며 걷는다는건 결코 쉬운 자세가 아니다.

주인을 온전히 믿는 고양이의 의지가 듬뿍 담겨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런지 책 표지만 보고서 괜시리 엄마미소가 지어졌다.  최근에 본 책 표지중에서 가장 훈훈한 표지이다.

 

이 책의 작가 제임스는 마약중독자이자 홈리스이다.

번번한 직장도 없고 그저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거리에서 기타를 치고 연주해서 받은 동전으로 하루벌어 하루 먹고사는 사람.

어렸을적 부모님의 이혼으로 인해 방황했던 인생이 걷잡을 수도 없이 꼬여버려서 이젠 그 꼬인 인생을 풀 용기조차 잃어버렸다.

그 때 우연히 만난게 상처입은 길고양이 'Bob(밥)' 이다.

처음에는 자신의 재정상태와 자신의 몸조차 제대로 추수릴 수 없는 상황이라는걸 인식하고 그저 치료 목적으로 돌봐줬다.

상처 치료가 끝난 밥을 다시 길거리로 방사했지만 밥은 여전히 제임스를 따랐고, 어느 순간 부터 제임스가 공연하는 곳 까지 따라갔다.

평소 자기 갈 길 바빴던 사람들도 밥을 보자 한걸음 멈췄고,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

밥과 함께 공연을 했던날은 평소보다 2배 가까이 돈을 벌었다.

그 이후부터 그들은 함께 공연을 다니기 시작했고, 덕분에 벌이도 좋아졌으며 그토록 끊기 어려웠던 마약도 끊었고

이제 제임스는 홈리스를 위한 빅이슈 잡지 판매사원이 됐다.

한발짝 더 나아가 그동안 애써 외면했던 엄마와의 만남도 이루어졌고 그동안 쌓였던 오해와 외로운 마음도 풀어졌다.

이 모든게 다 길고양이 밥을 만난 후 부터다.

 

고양이 한마리가 사람을 이렇게 바꿀 수 있을까 싶겠지만, 나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에게는 옆에만 있어줘도 힘이 되주는 묘한 힘이있다.

열마디 위로의 말 보다 내 옆에 앉아 가만히 바라봐주는 그들의 시선이 더 큰 위로가 된다.

 

책을 보는 내내 밥의 턱을 쓰다듬어 주고싶고 후덕한 볼을 꼬집어보고 싶기도 하다.

내 어깨 위에도 앉아보라고 들어올리면 혼날려나ㅎㅎ 

가보고싶은 나라중에 1위가 영국인데, 이 책을 읽고 가고싶은 이유가 하나 더 추가된 것 같다. 언젠가 밥이 앉아있는 그곳에 가서 제임스의 음악을 들으며 밥을 쓰다듬어주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