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으로 공지영이라는 사람을 접하게 된 계기는 '인간에 대한 예의'였다.

참 신선하구나 하는 느낌을 받고, 그 다음 작품을 기대했었다. 그러다가 다시 한 권 읽고 나서 잠시 잊었었다.

 

도가니라는 제목이 쎘기 때문일까? 지름신의 강림으로 내게 온 몇권의 책 속에 다시 돌아온 공지영의 소설!
나영이라는 아이의 일로 다들 경악하고 있을 때, 다들 맘 아파하고 있을 때, 나는 하필!! 도가니를 만났다.

 

맘이 아리고 넘 속이 상했다.

소설이라고 보기엔 너무나 우리 주변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많은 상처들이 곪아서 터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좋은 뜻으로 했던 일들이, 좋은 맘으로 시작했던 일들이 욕심이 개입되고, 정치가 연결되고, 자신의 이권이 함께 하다보면

결국 처음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우리 주변의 아픈 이들의 일들이 나의 이득이 되고, 내게 도움이 되고, 내 욕심을 채우게 되는 아픈 일들이 많이 있음을 다시 돌이켜 본다.

 

약자?의 편에서 선다는 것!

불의를 불의라고 일어설 수 있다는 것!  무척이나 귀하고 좋은 일이다.

누군가는 나서야 하고, 누군가는 함께 해야함을 다들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아니기를.......

주인공의 아내의 말처럼, 선한 일이고, 그 아이들이 불쌍하고, 너무나 안됐고, 그래서 누군가는 고발을 해야하고, 또 누군가는 그들과 함께 싸워야 하지만!!

당신은 아니었으면 해! 그냥 평범하게 살았으면 해!

 하는 그녀의 말처럼, 나 역시 세상에 너무나 많은 아픔들이 산재해 있지만, 그래서 너무나 안됐고, 속상하지만, 내가 아닌 누군가가 나서주겠지, 아니 나서주었으면 해! 라고 생각하게 된다.

 

결정적인 순간에 한 사람은 그들과 함께 싸우다가 철창에 갖히고, 또 다른 한 사람은 그 곳을 떠나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된다.

맴맴 맴돌다가 결국엔 함께하지 못했던 그 한 사람!

그가 바로 오늘의 우리임을 알기에 마음이 더욱 싸아~ 해온다.

 

다른 것은 아닌 것 같다.

함께 할 수 있는 용기와, 그 용기를 붇돋아 줄 수 있는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을 때,

우리 주변에서 힘들어 하고 아파하는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장애와 함께 여러가지 겪지 말아야 할 일들을 겪은 그들이 세상을 향해서 수화로 용감히 법정에 서던 일들!

용서할 수 없는 사람들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할머니( 용서하지 않는다고 아이가 들을 수 있겠어요? !! 라고 절망하시던!)와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아이!

 

그들을 끌어안는 그래도 남은 사람들!

언젠가는 말이다. 다들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웃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더 이상 아이들의 미래를 가지고, 그게 장애가 있던 없던 간에, 자신의 욕심을 채우는 어른들이 더 이상 없었으면 하는 소망을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