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 어둠의 저편

 

	"그래, 하지만 세상에는 말이야. 트롬본이라는 악기가 있다는 것조차 모르는 여자들이 꽤 많거든. 하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믹 재거나 에릭 클랩튼이 트롬본을 불어서 스타가 된 건 아니니까....."
페이지 : 31

 

	"사람마다 각자의 전쟁터가 있기 마련이지."
페이지 : 35

 

	화면은 어둡고 달의 뒷면처럼 죽어있다.
페이지 : 41

 

	마리는 가끔씩 생각난 듯이 책 읽는 자세를 바꾼다.
페이지 : 45

 

	"가난도 말이야, 라이언 오닐이 연기하면 그 나름대로 우아해 보이거든. 하얀 실로 두껍게 짠 털 스웨터를 입고, 알리 맥그로우와 눈싸움을 하는 아름다운 장면에서는 프란시스 레이의 감상적인 음악이 흐르고 말이야. 그렇지만 내가 그런 걸 한다면 꼴이 말이 아니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 내 경우 가난은 어디까지나 그냥 가난일 뿐이니까. 눈도 그렇게 적당히 쌓이지 않을 테고 말이야."
페이지 : 139

 

	우리의 주변에서 원인과 결과는 손을 잡고, 종합과 해체는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페이지 : 245

하루키가 성숙하는 것은,
하루키의 감각이 퇴색하는 건가.
해변의 카프카 이후로는,
자꾸만 하루키 작품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게 됩니다.
여전히 새끈한 표현이나 묘사가 작품 속에 있지만,
그건 식상하지도,
예전처럼 굉장히 신선한 자극이 되지도 않습니다.
그냥, 그렇습니다. 무척 슬프게도-
조금만 독하게 마음을 먹으면
하루키, 실망이야.

라고 말 할 수 있겠고,
조금만 날카로워지면 하루키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나름대로 짐작을 해 볼 수 있겠지만,
암튼 판단유보입니다, 하루키.
읽을수록 새롭게 느껴지는 소설을 썼다고 하니,
아직은.
 

"아주아주 바싹 구워줘요"
"검게 타기 직전 상태로"

정말로 그렇다거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거나,
하는 것이 뭐 그리 중요할까요.
그저, 그렇게 믿게 된다는 것이 중하지요.

"혹시 이런 얘기 시시하고 흥미  없는 거 아냐?"

내가 누군가와 길게 얘기하면 늘 갖게 되는 두려움.

역시 예리하긴 하지만, 조금은 무뎌진 것 같습니다.

그냥,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나 양을 좇는 모험,을 여러번 읽으면 위로가 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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