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작년에 영화로 나왔을 때 보고 싶었으나 주변의 평이 하나같이 안좋길래 패스 했던 작품 ㅋ

그래서 유명한데도 불구하고 책을 읽기로 결심하기까지도 참 오래 걸렸다. 계속 읽어볼까 하는 생각은 있었는데;

어쨌든.. 요새도 베스트 셀러 순위안에 꾸준히 들어가 있길래 언젠가는 봐야겠구나 하고 책을 샀다 ㅋ

기대를 너무 낮게 해서 그런지 처음에 읽는데 꽤 재밌었다. 아니, 재밌었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

전혀 재미있을 내용이 아니니까; 뭐랄까 생각할거리를 주고 일어나지 않을법한 일인데도 머리속에서 그림을

자세히 그릴 수 있을만큼 묘사도 좋았다. 책의 문체도 그렇고 분위기 사람들 모습 등 모든 것이 하나같이 이 비극적인

상황을 공통되게 묘사하고 있어서 상상하기가 더 쉬웠던것 같다. 책 속에서는 주인공들의 이름이 없다.

'첫 번째로 눈먼 사람', '의사 선생', '의사 선생의 아내', '검은 안경을 낀 여자' 일 뿐이다. 그리고 대화체와

서술체에 구분이 없다. 어디서 작가가 설명하고 있는건지, 어디서 주인공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건지 그냥 모두

섞여있다. 대화 부분인 " " 요 표시도 없고... 그래서 더 강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스토리가 전개될 수록 그 다음 스토리가 궁금해지는 작품 ㅋ 재밌어서 라기보다는, 상황의 변화에 인간이 얼마나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또 변화될 수 있는가가 궁금해서이다. 그들은 더 이상 이전의 자신이 아니다.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이유... 인간답다는게 무엇인지... 어떤 극한 상황에서도 생존하기 위해 적응해가는

모습... 인간에 대해 본질적인 모습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공감되지 않는 어떤 부분이 있기도 했지만 그 정도야 뭐... 어차피 이 설정이 상상인 이상 사람들의 생각은

다양하니까 정답이 있을수는 없지;ㅋ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면... 결말?ㅋㅋ 작가 나름대로 고민과 많은 생각으로 결말을 만들었겠지만

쭉 깊이있게 책을 읽어오다가 갑자기 확 뜨는 기분? 어떤 의도를 가지고, 무슨 교훈을 주고 싶었던 걸까;;

"만약" 지금 사람들이 눈이 먼다고 하면 당장은 책에서 그려진것과 같은 모습을 취할 것 같다. 매우 똑같이...

근데 이런 상태가 1년, 10년, 100년 지속된다면 사람들은 또다른 조직을 만들고 체계를 만들어 눈이 멀기 전과

별 다름 없는 생활을 할 것 같다. 안정이 되기까지 많은 시간과 많은 노력, 많은 희생이 필요하겠지만...

민주주의가 결코 쉽게 만들어지지 않았던것과 같이 ^^;;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나서 영화에도 관심이 생겨서 스틸컷을 몇장 봤다. 깜짝 놀랐다.

내가 책을 읽으면서 상상했던 모습이랑 너무 똑같았기 때문이다. 수용소나 사람들 모습... 놀라울정도로 비슷했다.

다만 내 상상보다 영화에서 사람들이 좀 더 깔끔하고 도로가 더 넓다는 정도?

내가 더 비극적인 상상을 했나보다 ^^ 그 외에는 정말 너무 비슷해서 신기할 정도였다.

아무튼 처음부터 끝까지 무거운 마음(?)으로 읽었던 작품 ㅋ 그게 좋고 나쁘다는게 아니라 그냥 책의 특성이 그렇다는 ㅋ

전에 읽었던 기욤뮈소 작품과는 사뭇 다른 스타일과 느낌을 풍겼다. 이 사람의 다른 소설들도 읽어봐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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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도 옮지 않죠, 하지만 우리는 모두 죽지 않습니까. -p.53

그녀는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눈이 멀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사람들이 무엇

에든 익숙해진다는 것, 특히 사람이기를 포기했을 경우에는 그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이해하려면,

그녀 역시 눈이 멀어야 했다. -p.316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눈먼 사람들에게는 이름이 필요 없소, 내 목소리가 나요, 다른 건 중요하지 않소. -p.408

기억이 우리를 속이는 걸 보면 참 이상도 하지. -p.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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