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을 가진자가 지주이고 그 밑에서 땅을 빌려 농사를 짓는 자가 소작인이다.

땅의 소유권을 가진자가 노동을 제공하는자들보다 훨씬 더 많은 부를 취한다는게 정당한일일까? 소화의 넉두리가 답을 주는것 같다. "사람의 세상에 층하가 지어져 있음은 태어날 때부터 그렇게 정해진 하늘의 뜻이라 여겼었다. 그런데 그건 하늘의 뜻이 아니라 사람의 뜻으로 정해진 것이고, 사람의 잘못된 뜻은 또다른 사람의 옳은 뜻으로 뒤바뀌어야 하며, 뒤바꿀 수 있다는 사실에 눈떳다."

소작인 강동기가 서운상을 삽으로 내리찍어 죽인다. 그와 같이 자리를 했던 이웃들을 보호하기 위해 혼자 모든걸 뒤집어 쓴체 도망가나 남은 자들은 서운상 집안과 마름이 한통속이되어 방관자에서 공범으로 형편이 바뀌어 경찰서에 구금된다.

 

굶주림이 지독하면 너나 없이 몸이 누렇게 뜨는 황달이 오고, 수시로 이명이와 고통을 느낀다. 그래도 봄형편이 어려워 봄만 지나고 북망산을 넘으려 늙은이들은 모진 목숨을 그렇게 그렇게 이어간다. 젊은 사람들은 그런 배고품을 이겨내기 위해 쑥을 뜯고 진달래를 따먹으며 하루하루를 연명한다. 초등학교 어린이가 지은 미운진달래를 들으면 지옥은 죄지은자가 그 벌을 받기 위해 간다는게 동서고금 종교의 맥락인데.. 이땅에 지옥도를 그려 놓은건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단편이 아닌가란 생각이 들정도다. 무엇이 문제인가 살아보려는 노력자체가 욕심으로 보였을까??

 

"불법은 성실하다." 국회에서 거수기 노릇하며 서로의 명분과 실리를 내세우는 한편 사태의 흐름을 보아 가짜 명이이전을 비롯해 법을 피해 재산을 지킬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또그렇게 기득권을 지켜낸다. 피지배계층의 사람들은 일부라도 떨어져 내리는 부스러기를 사회정의라 믿고 만족감을 얻고...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농부에겐 가을의 풍성함을 투영하는 말이겠지만 지주에겐 재산의 절대가치를 나타내는 말이지 않겠나... 이런게 아직까지 부동산 투기라는 명목으로 가진자들의 돌려막기로 전해 내려오니 불법은 참으로 성실하면서도 세습의 힘이 끊질긴거 같다.

 

소작인의 입장에서 보면 염상진이 주둔하고 있는 율허가 유토피아라 생각될수 밖에 없을거 같다. 단지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사회.. 그 이상의 욕심이 없는 대다수 그 시대 사람들이 측은하게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