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나이가 어느덧 40이다. 옛날 사람이면 이제 불혹이니 하면서 인생의 원숙미가 익어가기 시작할 때라며 추켜세울 나이지만 난 여전히 조금은 모자란 듯 하고 조금은 철이덜든 아직 애인것 같은 느낌이다. 아마도 작년 이맘때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인가 요즘 부쩍 어머니/엄마가 보고싶단 느낌을 그냥 아무이유없이 문득 느끼는 경우가 많다. 돌아가시고 처음 한동안 그렇더니만 1주기가 되어가니 그런 그리움이 다시 밀려오는 것 같다. 아니면 원래 그렇게 미안한 맘이 짙었었는데 말그대로 미안해 미뤄뒀던 감정을 피할수 없어 마주대하는 그런 시기여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7편의 단편중 특히나 두편 "만두" 와 "이어폰"을 읽을 때 그냥 읽으면서도 그렇게 글자를 읽으며 그들의 이야기에 빠져 있는데 억척스럽던 엄마가 생각났고 그런 생각에 빠지지 않으려고 더욱 글을 열심히 읽었다. 아무 감정 없이 읽어도 충분히 먹먹한데.. 그래도 김려령작가의 책은 일부러 사람을 울리지 않으니 그래서 참 좋다. 읽는 사람들에게 "딱 그만큼"을 지켜준다. 더하고 덜하고는 각자의 몫으로 남겨둔다.

그래서 작가에게 참 많이 고맙다. 책을읽으며 나의 미안한 맘 역시 조금은 희석된 기분이다.

 

"그녀"와 "미진이"는 연관성이 있다. 그녀를 읽을때 말의 무개에 대하여 생각했다면 미진이를 읽을땐 태도와 자각이란 부분에 대해 어렴풋이 생각하게 되었다. 파란아이는 조금은 신비스럽게 그리고 조금은 서늘한 감정으로 읽었다.

 

"아는사람"을 읽으면서는 화가 무척이나 많이나 소설속으로 파고들어가 갈가리 찟어내 피해자를 위해 조금의 힘이라도 보태고 싶었었다.

 

그렇게 한작품 한작품 모두를 재미있게 그리고 먹먹하게 따뜻하게 읽었다. 김려령작가의 팬이여서가 아니라 이분은 좀 더 글쓰는데 분발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으로 불안과 불만이 팽배한 시기에 그의 글로 치유받는 많은 사람들을 위하여... 너무나 재미있는 글 써주신 작가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