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근깨 빼빼마른 빨강머리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노래 가사 처럼 정말 사랑스럽다. 어렸을적 읽었던 소공자, 소공녀, 보물섬 등등의 책을 봤을때 느꼈던 것과 같은 그런 감정을 다시 느낄 수 있을줄은 몰랐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뛰어들어 가정을 가지며 시간이 흐르니 자연히 독서의 취향도 나이에 맞게 추리, 역사, 인문학 이런 쪽으로만 편향되어 있었던거 같다. 처음 이 책이 보였을때 "만화로 충분히 봤잖아"라는 생각에 계속 망설였었다.

지금은 아직 9권이나 앤의 이야기를 더 읽어야 하지만 좀 더 늦게 이 책을 읽을걸 하며 후회된다. 정말이지 힘겨울때 혼자 고요한 맘으로 만나면 때론 뭉클하게 때론 어이없게 그러면서 유쾌하게 만들어 주는 친구 같은 존재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매슈와 머릴러는 그린케이블즈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 50대 남매다. 그러던 어느날 메슈의 일을 돕기위해 남자아이를 고아원에서 입양하기로 하는데 뜻밖에 처음만난 어린애는 소년이 아닌 앤이라는 수다스럽고 초라한 그러면서 세상의 모든 것들에 눈을 밝히며 사랑을 뿌리는 소녀였다. 매사를 틀에 맞게 처리하는 머릴러는 착오가 있었으니 바로잡으려 들고 메슈는 그만 소녀의 매력에 빠져 같이 지내기를 바란다.

 

책을 읽으며 가장 와 닿았던 대사는 머릴러가 여자아이는 일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을때 메슈의 말이었다. "우리들이 저 아이에게 쓸모있을지도 모르지.."

이 말을 읽는데 가슴이 먹먹해 지는게...

 

머릴러역시 앤의 마법에 빠져 결국엔 받아들이고 그녀의 유쾌한 늪에서 허우적 거린다.

잠시도 말썽을 쉬지 않는 소녀가 메슈와 머릴러의 자랑스런 딸이 되어가는 과정 그리고 마지막 순간 메슈의 죽음앞에 서로 의지하는 앤과 머릴러 두 모녀의 모습은 아름다움이란 이름의 돌맹이를 가슴에 던져 세지도 그렇다고 약하지도 않은 파장을 일으켜 온몸을 휘감는다.

 

앤을 사랑하지 않을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