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하다. 때로는 시대를 살아나가야 하는것 자체가 고행란 생각이 든다.

억눌리고 짓밟히며 살아가다 시대와 맞서 싸우는 용기가 생겨 대항하려 드니 가진자들과의 힘겨루기에서 계속 시달리게 된다. 염상진이 이루려는 공산주의가 하대치를 위시한 그의 동지들에겐 유토피아로 다가왔을것이고 그런 세상을 이룩하는게 시간이 흐르면서 살아가는 이유가 되었을 것이다. 반면 일제치하에서 마름역할을 하던자들이나 지주들에게 그들은 생명을 위협하는 원수처럼 여겨질거다. 빨갱이와 기득권층의 대립이다.

 

그들의 대립과 상대를 향한 증오의 감정은 충분한 이유가 있다. 하지만 이런경우 꼭 가족들이 다치게 된다. 아버지가 좌익이란 이유로 자식이 피해를 봐야하는 세상에 정당성을 부여할수 있을까?? 지금의 시대를 살면서 해방전후 시대를 바라보면 북쪽보다 남쪽의 역사가 더욱 부끄럽게 느껴진다. 경재성장의 차이가 덮어주지 못할 정도의 부끄러움이다.

사람이 왜 차별받아야 하고 왜 태어나면서 부터 기본 운명이 정해져 있어야 하나? 더불어 살자는 자들이 왜 지탄받아야 하고 그들의 사상이 왜 검증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맹목적인 배척을 받아야 하나?

 

김범우란 인물은 마치 삼국지의 제갈량과 같은 포스를 지녔다. 염상구가 묘사한 대로 잠자는 호랑이와 같은 이미지다. 그래서인지 글을 읽다 그가 등장하면 뭔가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하지만 그 조차도 국회의원과 공모한 경찰의 탄압에 대하여 완전히 자유롭진 않았다. 경찰에 잡히게 하는것도 권력의 힘이고 그런 권력에 대항해 살아남는 방법 또한 권력으로 이뤄야 하니 수신제가하며 시대를 관망하라는 김사용 어른의 경륜이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이유가 아닐까!!

 

가족중에 빨갱이가 있다는 이유로 공공의 폭력앞에 알몸으로 노출되어 있고 같은 이유임에도 여자이면서 얼굴이 반반하면 염상구와 같은자들에게 몸까지 유린당하고... 이웃해 살면서도 역이게 될까시퍼 말한마디 거들어주지 못하는 자들의 눈치와 설음과 한이 책속에 그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