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 스님과 함께하는 쿰부 트레킹
히말라야 내가 작아지는 즐거움

                                                                     글, 사진 : 법상

                                                                      불광출판사

 

총 14일차의 트레킹 일정이다.
결국 꿈꾸던 히말라야를 품으면서 시작되는 이 책은 드로잉으로
구성된 일러스트가 처음을 맞이한다. 히말라야의 향이 물씬 풍기는 그런 분위기도 말이다

 스님이라는 직업때문일까 목차나 단어의 선택이 치유, 휴식, 순례자, 정신은 우주와 연결된다 등의 단어와 문장으로 종교적인 느낌이 살짝 감돈다.

 히말라야 트레킹 지도가 한눈에 보여지는 순간,
그리고 그 라인의 길가 한복판에 서 있다고 느껴지는 때
어떤 느낌이 들까? 라는 의문의 문장이 마음 속에 새겨졌다.

법상스님이 일기를 쓰듯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문장과 일정을 이야기 한다.
그 일정안에서 그가 느끼는 감정들 그리고 거기서 얻어지는 정보들로 가득하다.

정말 꼼꼼하게 사진과 정보를 그 느낌을 전달해주고 있는 친절한 책이다. 
그런데도 다르긴 하다.
여자 저자가 쓴 여행책과 남자 저자가 쓴 여행책은 확실히 다르다는 게 이 책에서 느껴진다.
시각 자체에서부터 설명하는 것까지 그리고 보는 것과 느끼는 것들이그래도 법상스님은 자세하며 세세하다. '아무래도 실제 만나 대화를 해도 이런 느낌이 들겠지?'

상상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설명들, 그 안에서 거리를 느낄 수 있도록
숫자의 개념까지 그래서 트레킹의 묘미가 더 느껴지기도 한다. 

불교라는 종교를 굳이 따르지도 불신하지도 않지만 나이가 들면서
종교라는 것에 그리고 불교라는 것에 대해 가끔 생각이 날 때가 있다.

대학교때 미술을 전공해서인지 건축과 사람들하고 문화재 곳곳을
누비고 그 안에 수 많은 절들을 다니면서 종교에 대한 의식이 잠재적으로 있었나보다

가끔은 마음이 혼란스러울 때 혼자 가곤 하는데 서울에서는 자연속에 있는 절들을 만나기가 쉽지는 않다.

 그러나 가끔 도시 속에 자연속에 있는 절에 가게 되면 마음이 숙연해지고
차분해지며 스님의 목탁소리에 복잡한 마음이 이내 조금씩 정리가 되곤 했다.

 이 안에서도 말한다.

 내가 행하는 모든 일은 자연스러워야 한다.
그 일을 행하면서 억지와 개인적 욕심으로 무리하게 추진되는 것이 아닌,
자연스러운 주변 환경의 흐름을 타고, 주변 법계의 알 수 없는
비밀스런 도움을 받으면서 힘들이지 않고, 너무 과도하게 애쓰지 않고
진행되는 일, 그 일이야말로 진리의 읠이요, 신이 나에게 부여해준
이번 생에 내가 가야 할 나다운 삶의 길인 것이다.

그곳의 삶들이 자연스럽다고 한다. 직접 집을 집고, 농사를 짓고
기본적인 것들은 스스로 만들고 짓고 쓰며 살아간다. 이것이야
말로 인간의 자주성과 독립성을 키워주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게 해 주는 귀한 여건이다.

 인간 본연의 창조적이고 자발적이며 자연스러운 삶의 기초를
도시화가 전문화가 분업과가 붕괴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곳이라고 저자는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