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상처를 남기지 않는다.
우리는 평화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없다
- 척 팔라닉 <마지막 명제> 중에서 - 
의 글로 첫장을 시작한다.

독일의 대표 문화아이콘인 소설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우고 있어서
기대가 컸다.

오랫만에 소설을 읽게 된 것도 있지만 로맨스 소설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컸고
여성 소설가 특유의 그 감수성에 축 빠져보고 싶었다.

여기서 나오는 여자 주인공은 당당한 현대여성, 도시의 여성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좋은 직장에서 해고 당하고 신속함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성장한 이 여성은
 
부모님과 삼촌의 영향으로 혼자 버려졌던 경험이 많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며
살아온 여성이였다. 어느날 심리치료사를 만나면서 자기연민으로 감싸 안았던
자신을 모습을 똑바로 보기 시작했다. 
이책은 카로라는 여성의 심리적인 묘사와 외적인 갈등들을 여자의 입장과 시선에서
세밀하고도 정확하게 그리고 자세하게 표현해주고 있다. 이별의 상황에서
여성이 하는 생각, 행동 그리고 생활의 패턴들이 여성의 사고와 감정으로
전개되고 있다.

정말 이렇게 복잡 미묘한 감정들이 생긴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이어지고
헤어지면서 가는 실타래가 엮이든 엉켜서 복잡하게 고리에 고리를 만들고 만다
끊임없는 질문과 더불어 주위의 사람들에 대한 연결들을 자신의 입장과 시선에서
해석하고 판단하게 된다. 그리고 마음에서 정리하게 된다.

실연의 슬픔에 대한 가설
실연의 1단계는 언제 어디서나 불에 타는 듯한 고통을 느끼는 단계
2단계 고통이 좀 둔하게 찾아오는 단계
3단계 급작스럽게 이루어질 때가 많다.

이별의 아픔으로 인해 어린시절의 기억과 추억이 얽혀 일어나 슬픔의 감정들
그것을 극복하고 이겨내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사랑이라는 병이 사람을 한순간 기쁘게 행복하게 그리고 극단적으로
슬픔과 괴로움에 빠지게 한다는 것, 이것으로 인해 한 여인이 마음과 머리
그리고 신체에서 담는 모든 연결선들이 이 책안에서 소개되고 있다.

카로는 분명 다시 사랑을 시작하지만 그 감정의 선들이 무수히 많은
질문들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녀를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그녀의
생활과 주변을 감싸고 있기 때문에 그녀는 쉽사리 포기가 되지 않는다.

여성의 심리가 정말 몸서리 쳐질 정도로 잘 묘사된 책인 것 같다
그렇다고 심리학 책은 아닌 한 여성이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내면의 소리들을
정리한 책이라고나 할까

이렇게 수많은 생각과 감정의 고리들만이 표현된 이 한 권의 책
여성이라면 해봄직한 생각과 질문들이 잘 녹아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