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중반 나에게 남은것은 상처뿐이라는 생각을 하며 살았다. 10년이라는 세월을 전업주부로 살면서 다시 사회로 돌아가려는

발걸음이 그렇게 쉽지 않은 선택이다. 남편에게 의존했던 삶과 다시 나의 삶을 살려는 출발점에서 이책을 만난것은 어쩌면 큰

행운을 받은 셈이다. 제인 최와 우리 어머니의 삶은 닮은꼴이다.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남편의 부재와 함께 빛과 자식만이 남

겨진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했으리라 본다. 계속해서 해오던 가계를 해가면 거친 남자들과 상대를 해야했고 제인 최

는 먹고 살기위해 간호사의 일을 해야했다. 하지만 두사람의 공통점은 전혀 새로운곳에서 자신의 일을 찾았다는 것이다. 늦게

나마 가게를 정리하고 요양보호사의 일을 하면서 엄마는 일하는 재미가 있다고 하셨다. 비록 남들 눈에는 노인들 수발드는 일

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겠지만 노인들을 돌보면서 자신의 미래를 보는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고 하셨다. 한편 제인 최는 특수

분장분야에 뛰어들면서 자신의 인생을 실험했다. 전혀 문화가 다른 곳에서 인정받기라 그렇게 쉬운일이 아닐 것이다. 철저한

개인주의와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요시하는 그곳에서 한국인이 가진 특유의 정으로 승부를 걸어 오늘날의 자신을 만들었다.

성공에도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자신의 노력과 땀 아니면 일확천금의 행운으로 갑자기 부자된 두가지 경우중에서 사람들은

아마 후자를 더 부러워할것이다. 제인 최와 우리 어머니의 삶을 돌아보면서 두려움을 안고 사는 나로서는 조금은 위안이 된다.

프로페셔날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긴장감을 늦출수 없다는 문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일상에 사로잡혀 살아서인지

나에게 긴장감이란 찾아볼수 없다. 되는 일이 없으면 내가 그렇지 하는 마음이 큰 원인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얼마만큼 프로 정신으로 살고 있는지 모르지만 한때는 나도 직장여성으로서 그래도 그런 마음가짐이 있었는데 지난 과

거에 유난히 집착하는 나로서는 제인 최를 통해서 과거는 과거일뿐 아무것도 아님을 깨닫는다. 지금을 외치는 그녀에게서 과

거는 없고 오로지 현재가 중요하고 지금이 당신의 인생을 새출발 해보세요하고 말하는것 같은 느낌이다. 책을 덮고 내자신에게

한마디 해준다. "넌 할수 있고 돈이 중요하게 아니라 앞으로의 너의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자에 목표를 세우자. 그래 넌 할수

있다" 외친다. 한순간일지라도 이 글귀를 적어놓고 나의 마음을 잡아보는 계기를 준것 같아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

우리 어머니와 제인 최의 삶이 그렇게 넉넉치 않았지만 지금은 자신만의 세계에 살고있고 누구보다 더 멋진 성공한 여성이라는

생각에 앞으로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는 나에게 크나큰 용기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