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맞아 여행도 몇 번 다녀왔지만, 여전히 여행에 대한 갈망은 완전히 가시지 않는 것 같다.(어쩌면 이 강한 목마름은 영원히 가시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인지 요즘 자꾸 여행에세이를 많이 찾게 된다. 이 책도 그래서 고르게 된 책이다. 개인적으로 뱃멀미를 하는 편이기 때문에 섬 여행을 즐겨하진 않았었기 때문에, 오히려 ≪남도섬길여행≫이 더욱 끌렸는지도 모르겠다. 섬에는 예전 어릴 적 가족, 친지들과 자주 다녀봤지만, 워낙 옛날 일이고 어렸을 적이라 그저 어른들 뒤만 따라다니고 사촌들과 정신없이 뛰어다니기 바빴던 시절이었다. 그 시절 언젠가 어떤 섬으로 가는 배를 타고 가던 도중, 아마도 울릉도에 가던 때로 기억하지만 확실하진 않다, 엄청 강한 파도 때문에 심하게 뱃멀미를 하며 괴로워했던 기억이 너무 강하게 뇌리에 남아 있어서 한동안 바다 근처에도 가지 않았던 기억도 새록새록 난다. 


  우리나라를 벗어나 바다 건너 외국으로 가보는 것도 좋지만, 우리나라에도 가볼만한 곳이 많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기 때문에 국내여행도 떠나보고 싶다. 사람들이, 나도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워낙 해외여행을 좋아하고 즐겨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국내여행이 조금 소외당하거나 그 의미가 격하되는 느낌도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이유때문인지 개인적으로 이렇게 국내 여행 에세이나 국내 여행 작가들의 글을 보면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우리나라의 구석구석, 아름다운 곳들을 찾아보지도 않고 그저 ‘해외로~ 해외로~’ 만을 외치는 사람은 되고 싶지 않다. 


  이제 책 이야기로 들어가서, 이 책의 작가 ‘유혜준’씨는 [오마이뉴스]의 기자로, 틈틈이 여행을 다니는 도보 여행가이다. 흔히들 대학시절 배낭여행이나 무전여행 등을 한번쯤 꿈꿔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작가는 그런 꿈을 결혼한 여자의 몸으로 이뤄나가고 있었다. 이런 결정을 한 그녀도 대단하지만 이렇듯 여자 홀로, 비록 국내이긴 해도, 여행을 다니도록 허락한 그녀의 남편 역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왜 걱정이 되지 않겠느냐마는, 아무튼 이런 결정을 내린 점은 충분히 높이 살만한 것 같다. 


  책은 그녀가 전라남도 주변의 섬들을 여행하면서 겪은 일들을 정리해놓은 일기장을 보는듯하다. 그녀의 도보여행 하루하루의 일과들을 사진과 함께 잘 풀어놓았다. 홀로 여행을 다니는 덕분에 그녀의 일정은 굉장히 즉흥적이면서도 자유롭다. 때문에 힘든 점도 분명 있지만, 그 만큼 무언가의 얽매이지 않는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아직 한 번도 홀로 국내 여행을 한 적이 없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동경하면서 보게 된 것 같기 도하다. 그녀처럼 이렇게 책으로 펴내진 못해도 나만의 생각과 이야기들이 가득 담긴 국내 여행기를 언젠가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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