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저마다 마음속에 한 가지 이상의 로망을 품고 살아간다. 여행은 나에게 하나의 로망이다. 가슴 한구석에서는 지금 당장 어디로든 떠나고 싶다고 외쳐대지만 이상은 이상일 뿐, 현실 앞에서 늘 고개 숙이게 되고 마는 것이다. 물론 이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것도 나 자신의 의지와 노력과 열정에 달려있는 것이겠지만. 여하튼, 여행은 우리가 일상에서 겪게 되는 많은 어려움들과 단절된 나 자신과의 대화에 귀 기울일 수 있도록 하나의 소통 창구를 마련해주는 의미 있는 일이다. 부재되었던 진정한 내면과의 만남을 시작하는 방법.

손미나 아나운서의 전작인‘스페인 나는 자유다’를 아직까지 읽어보진 못했지만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탈피하여 여행 작가로 새롭게 변신한 그녀의 이야기가 궁금했고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그 안에서 많은 이들을 만나며 한층 더 자신을 키워나갈 수 있는 그녀, 현재의 삶이 한 없이 부러웠다. 이번에 그녀가 선택한 곳은 일본이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그 중에서도 도쿄라는 도시의 모습들을 면면히 기록하여 사진과 함께 생생한 경험담을 들려준다.

그저 부담 없이 가볍게 술술 그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면 된다. 여행을 하게 되면서 만나게 되는 이들과의 놀라운 인연과 낯선 사람들의 생생한 모습들과 쉽게 지나치기 쉬운 곳곳의 모습들을 담아 보여준다. 뭐 직접 내 발로 일본을 찾아가 곳곳을 누비며 여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아쉬움만 그득그득 들기 마련이지만 아니 그녀가 기록으로 남겨둔 사진을 보다보면 지금이라도 훌쩍 비행기타고 이웃 나라 일본으로 떠나고 싶어진다.

우리나라를 벗어나 세계 어디를 가든 그 나라 특유의 풍습과 문화가 있기 마련이다. 일본에도 우리와는 사뭇 다른 그들만의 분위기가 있고 오랜 시간 이어져 내려온 관념들이 있으리라. 그 모습들에는 분명 우리가 배워 마땅한 부분이 있는가 하면, 아직 생소하게만 느껴지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여행을 통해 우리는 이러한 점들을 보게 되고 또 알아가고 타인의 문화를 배우는 것이리라. 이렇듯 도쿄, 그 도시 속에서 살아가는 많은 이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가끔 공중파 방송을 통해 일본인들의 삶의 모습을 엿보게 된다. 그들만의 스타일이 묻어난 패션 거리와 간결하고 깔끔한 음식 그리고 만화와 애니메이션이 그토록 발달할 수밖에 없었던 그들만의 다양한 문화 영역까지 보면 볼수록 신비하고 놀랍다. 그들의 입장에서도 우리나라 한국을 바라볼 때 그러하리라. 손미나 아나운서가 여행한 일본의 도시 도쿄, 그녀가 경험한 여행의 흔적을 따라 가다보면 마음이 흐뭇해진다.

치밀하게 계획하여 떠나는 여행도 좋지만 아니 그런 여행을 위한 정보를 얻고자 이 책을 찾는 이들이라면 약간의 아쉬움이 남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순전히 그녀가 보고 듣고 느낀 하나의 여행 일상을 기록한 것이기에. 올해엔 그녀처럼 가까운 곳이라도 내 두 발로 씩씩하게 찾아가 한층 더 내 시각을 키울 수 있는 시간, 여행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 정말 떠나고 싶구나. 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