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가는 길에 전달받은 “아불류 시불류”는 펼쳐든 순간 향기로운 꽃내음이 물씬 풍겼고 엘리베이터 안이 꽃향기로 가득했다.

촛불 한 개가 어두운 방안을 환하게 밝히듯, 향기로운 책 한권이  우울한 사람의 마음을 이렇게 기분 좋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참 오랜만에 느끼는 즐거움 같았다.

소중히 책 한권을 들고선 피곤하기에 조금만 읽고 자자...라며 스스로의 마음을 다독이며 펼쳐들었지만 쉽사리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

그만큼 이외수님의 책은 중독성이 강하다.

책 내용은 예전에 편찬된 “하악하악”과 비슷한 짧은 우화들로 되어있다.

정태련 화가의 반가운 세밀화 그림도 볼수 있고 책속 이외수님의 위트있고 진솔한, 정곡을 찌르는 수많은 글들이 마치 성경처럼 가슴속을 파고든다.

이 책은 이외수님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던 글 중에서 많은 이에게 가장 호응받은 글귀를 모아 만든것이라고 한다.

“아불류 시불류”는 ‘내가 흐르지 않으면 시간도 흐르지 않는다는 뜻’ 이라고 하는데 실시간 쏟아지는 트위터 속 이야기를 함축하는 의미라고 한다.

이외수님의 트위터가 궁금해서 나도 들어가 보았는데 여전히 짧고 간결한 문체의 그분다운 명상과 교훈이 담긴 우화들이 가득하다.

나도 쉽지않던 트위터를 그렇게 능숙히 다루시고 이젠 “트위터계의 간달프”라는 닉넴까지 얻으셨다니..

과연 뭔가 다르긴 하시다.

실시간 글들이 뜨는 트위터속에서 이외수님은 지금도 쉬지 않고 의미 깊은 낱말들을 원고지가 아닌 인터넷에 파종하고 있다.

글 내용이 재미있다가도 심오해지고 웃음이 나오다가도 그래,그래 하며 연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그런 묘한 매력이 있는책.. 

행복해지고 싶으신가요. 계절이 변하면 입을 옷이 있고 허기가 지면 먹을 음식이 있고 잠자기 위해 돌아갈 집이 있다면, 마음하나 잘 다스리는 일만 남았습니다-18p 

가을 찻잔에 달빛 한 조각을 녹여서 마셨습니다. 당신이 곁에 있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187p 

사랑과, 세상과 그리고 나를 향해 외치는 이외수님의 경종의 소리에 마음이 많이 따스해졌다.

그대가 그대 시간의 주인이다.

이외수님 당신은 제 삶의 스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