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밀양]을 먼저 본뒤라 책으로 된 [밀양]을 읽으면서도 쟁점은 역시 누가 누구를 용서하는가에 대한 논의였다.

이책의 원제는 [벌레이야기]이다.

사랑하는 자식을 잃은 알암이 엄마늬 처절한 몸부림이 고스란히 들려왔다.

용서할수없고,잊을수도 없는 살인자를 향한 알암이 엄마의 분노와 절규..

평범했던 그녀가 자식을 잃은 슬픔과 분노를 잊을려고 애쓰며 죽음을 신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그 살인자를 대면하지만 그가 이미 하나님의 품에서 평화로운 마음으로 떠나가며 그 자비가 희생자와 가족에게도 베풀어지기를 빌겠다..이런 식의 말을 하며 이미 자신은 하나님으로 부터 용서를 받았다고 말한다.

살인자를 용서하기 위해 애썼지만 그 용서를 이미 절대자인 하나님으로 부터 받았다는 그의 말에 자신은 절대자앞에서 나약한 벌레나 마찬가지다는 의미로 지은 벌레이야기...

과연 인간이 인간을 용서할수 있는것일까?누가 그를 용서했단 말인가..책의 마지막에 알암이 엄마는 결국 견디지 못하고 약을 마시고 죽고만다.

알암이 엄마가 살인자를 대면하고난뒤 절규에 찬 목소리로 말하는 대목이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내가 그 사람을 용서할수 없었던 것은 그것이 싫어서보다는 이미 내가 그러고 싶어도 그럴수가 없게 된 때문이에요.그사람은 이미 용서를 받고 있었어요.나는 새삼스레 그럴 용서할 수도 없었고 그럴 필요도 없었어요.하지만 나보다 누가 먼저 용서합니까?내가 그를 아직 용서하지 않았는데 어느 누가 나 먼저 그를 용서하느냔 말이에요.그의 죄가 나밖에 누구에게 먼저 용서될수 있어요?그럴 권리는 주님에게도 있을수가 없어요.그런데 주님께선 내게서 그럴 빼앗아가버리신 거에요.나는 주님에게 그를 용서할 기회마저 빼앗기고 만 거란 말이에요.내가 어떻게 다시 그를 용서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