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파크에서 제18회 고전읽기 백일장 대회가 개최 되어 독후감을 쓰게 되었다. 여기저기서 들어보고 읽어 본 꽤 많은 고전 소설들 가운데 조금 더 친숙한 홍길동전을 손에 들게 되었다. 오랜만에 읽은 홍길동전은 또 새로우면서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홍길동전에서의 길동은 홍 판서가 청룡의 꿈을 꾸고 태어난 아이이다. 재주가 뛰어나고 영특하나 첩의 자식으로 어릴 적부터 서얼의 대접을 받으며 한 겨울같이 차디 찬 성장기를 보냈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못하오니 어찌 사람이라 하오리까?’라며 길동은 자신의 서러움을 비춰보여 주었었다 하지만 길동의 상처 받은 아픈 마음은 차마 느낄 수 없을 듯 했다.

이러한 출생과 성장과정은 길동에게 설움과 적자, 서자의 차별 없는 국가를 세우겠다는 다짐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었고 출가 후에는 헛된 망상의 길로 빠지지 않게 도와준 받침대 역할도 해주었다.

후에, 길동은 임금에게 병조 판서의 이름을 받고 조선을 떠나 ’율도국’이란 나라를 쳐 산천이 깨끗하고 인물이 번성한 ‘안남국’을 세우고 왕이 되고 돌아가신 아버지를 곁에서 모셔 끝까지 예를 다한다. 태평성대를 이루어 자식을 낳고 나라를 번성 시키며 행복한 삶을 살다 태자에게 왕위를 물려준 뒤 길동은 두 부인과 함께 세 마리의 학이 되어 너울너울 사라진다.

홍길동전의 배경이 되는 조선과 길동의 의지, 성품, 인격을 보면서 정말 다양하면서도 많은 걸 느꼈다.

첫 번째로 길동의 의지에 경악했다. 세상이 자신을 깔보며 외면함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면서 세상을 바꿔보려 하는 의지. 서얼의 신분이지만 ‘이룰 수 있다!’라는 큰 뜻을 가질 줄 아는 배짱과 ‘적자, 서자의 차별이 없는 나라’와 같은 목표를 정하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이 어느새 세상에 맞춰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강한 도전정신 이라는 새로운 포부를 심어 주었다.

두 번째는 천출임에도 불구하고 타고난 온화하고 차분한 성품. 조선 전국의 탐관오리를 색출하여 그들을 벌하며 부당한 방법으로 걷은 재물을 자신의 이익이 아닌 가난한 백성들을 돕기 위해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길동의 인정과 배려를 느낄 수 있었고 환경과 조건이 충분한 상태에서도 녹음기처럼 불평, 불만을 반복했던 지난 날 들을 반성하기도 했다.

세 번째는 흔들리지 않는 목표를 위한 길동의 강인한 인격이 기억에 남는다. 도적들을 이끌고 선동하여 의적단 ‘활빈당’을 조직한 리더십, 임기응변에 강하고 앞을 내다볼 줄 아는 길동의 지혜에 감탄했고 그 선견지명이 부러웠다.

이처럼 홍길동전에는 옛날 조선의 적서차별 제도에 대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 노력하지 않고 신분에 따라 능력을 결정 한단 건 엄청난 사회적 모순이자 치명적 손실이다. 감히 왕조차도 손 댈 수 없었던 적서차별 제도에 반기를 들며 엄청난 세력들에게 저항하고 사회를 변화시키려 했던 길동이 대단하고 존경스럽다.

비록 지금은 독후감을 쓰기 위해 읽었지만, 정말 많은 걸 느끼고 배웠다. 아마 홍길동전은 고전 소설 중에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김연주, 중3, 홍길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