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딸을 둔 어른이 되어서도 아직까지도 남 앞에서 발표하려고 하면 가슴이 쿵쿵 뛰고 얼굴이 빨개진다. 순서대로 시키는 하는 경우에는 머릿속에서 무슨 이야기를 할지 미리 생각해 두니 그나마 덜하지만 뜻하지 않게 질문하는 경우에는 머리 속이 텅비고 하얘지는 느낌이 든다. 큰아이는 나를 닮지 않아서 학교에서 자기의 이야기를 큰소리로 또박또박 조리있게 이야기하는 편이다. 그런데 둘째아이는 내성적인 나를 닮아서 평소에 부끄럼을 많이 타서 어른들께 인사도 잘 못한다. 작년에 유치원에서 웅변발표하는데 반 아이들 중에서 가장 모기만한 목소리로 웅변을 했다. 남 앞에 서는 걸 부끄러워해서 내년에 학교에 입학하면 잘 할 수 있을 까 걱정하던 중 [교실을 뒤흔든 발표의 달인]이란 책이 눈에 띄였다.

  이 책은 어릴 때 방송인이 되고 싶은 꿈을 가졌던 장진주 아나운서가 발표의 달인을 꿈꾸는 아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책이었다.  비록 어린이용이기는 하지만 읽으면서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타고난 성격 탓만 할게 아니라 후천적인 노력으로 남앞에서 발표하는 데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기뻤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앨비스 프레슬리 다리춤의 비밀, 찰리 챌픈린의 마이크 공포증, 에이브러햄 링컨의 부끄러움 등 우리가 알기에 명연설가라고 생각하던 사람들도 떨렸다는 사실이 위안이 되었다. 내가 경험한 인상깊은 이야기에서는 페이지수는 짧지만 겪었던 이야기를 1분 동안 발표하면서 직접 연습해 볼 수 있는 장이 있어서 아이와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큰아이는 이 책에 발음연습하기에 소개된 "작은 토끼 토끼통 옆에는 큰 토끼 토끼통이 있고, 큰 토끼 토끼통 옆에는 작은 토끼 토끼통이 있다." 같은 문장이 재미있다고 동생이랑 같이 큰소리로 읽기도 했다.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해서 들어보기, 또박또박하고 정확한 발음으로 신문읽기, 이야기 하듯 그림책읽기등으로 녹음하기 등 직접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도 제시하고 있다. 물론 사전을 옆에 두고 어휘력을 향상시키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책에 소개된 인물들을 거울삼아 장진주 아나운서가 소개해 준 방법들을 따라하다보면  지금보다 더 자신감있는 모습으로 바뀔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