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고 외출이 자유롭지 못할 때 그 답답함을 오소희 작가님의 여행기를 보며 달랬었다. 작가님 덕분에 나도 이불속에서 꼬물대는 갓난쟁이 아기와 함께 세계를 누비는 상상에 행복했다. 그때 나를 설레게 했던 작가님의 신간, 의외로 육아에 관한 책이 나왔다고 하여 궁금한 마음에 읽어보았다.

 

책에는 5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내가 안고 있는 고민들이 꽉꽉 담겨있었다. 제일 와 닿았던 내용은 사교육과 모성에 대한 스트레스였다.

먼저 사교육에 대해서 말하자면, 아이들이 하교한 이후에 부모가 퇴근할 때까지 학원가를 떠돌아야 하는 사회 구조, 부모에게 불안감을 조장하는 사교육 시장이 개미지옥 같은 느낌이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려면 몇 년이 남았지만 벌써부터 그런 걱정에 휩싸여 있었는데 소신껏 아이를 키우는 선배엄마들을 보니 조금이나마 두려움을 떨칠 수 있었다. 엄마가 건강하고 행복해야 그런 불안한 감정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으니 자신을 잘 돌보아야 한다는 조언도 도움이 됐다. 나 자신부터 행복해짐으로써 아이와 긍정적으로 교감할 수 있도록 더 집중해야겠다.

둘째, 모성에 대한 편견은 나뿐 아니라 모든 엄마들이 겪는 스트레스 중 하나일 것이다. 세상과 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있는 반면 여성의 역할에 대한 인식만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내 능력은 고려하지 않고 남의 가치관에 맞추느라 항상 죄책감과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었는데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조언은 많은 위로가 되었다.

 

비슷비슷한 내용의 육아서가 많겠지만 이 책의 큰 장점은 작가에서 독자로 일방통행이 아니라 동네 사는 친한 언니들과 모여 앉아 같이 소통하는 듯 한 따스함이었다. 개인적으로 36개월 미만 자녀를 키우는 엄마보다 그 이후 개월수의 자녀를 키우는 엄마들에게 더 현실적인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이었다. (지금 기억에는...^^;) 책을 읽는 동안 여러 선배 엄마들의 경험과 지혜와 진심이 담긴 조언을 보며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음에 안도했다. 언제나 하는 생각들이지만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의미에서 끄적여보면, 매일 아이와 질적으로 충실한 시간을 보내고, 미래에 있을 일 예단하고 선행하지 않고, 아이의 선택을 믿어주고 존중해줘야겠다.

엄마내공, 오소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