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이 인생책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던 책.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다가 항상 대출 중인 도서여서 얼마 전에야 읽어보았다. 남들은 진작 다 읽은 이 책을 나는 왜 이제야 만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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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아침에 직장에서 해고된 '루'는 별다른 학력도 경력도 없어 재취업에 애를 먹다가 6개월간 사지 마비환자 '윌'을 간병하게 된다. 성격, 취향, 환경이 모두 다른 두 사람이 운명처럼 사랑에 빠지는 건 다분히 예상되었지만 평범한 사랑 이야기는 아니었다. 둘이 서로에게 깊이 빠질 수록, 약속된 '6개월'이 가까워질 수록 내 마음은 먹먹해졌다. 마냥 둘의 사랑을 응원하며 해피엔딩을 바라기엔 원치않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윌'의 괴로움이 절절히 느껴졌다. 그의 안락사를 용인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는 마음 속 갈등이 계속 되었다. 중간중간 그런 '윌'을 지켜보는 등장인물들의 속마음이 독백 형태로 전달되는데 '윌'의 엄마 '카밀라 트레이드' 독백은 특히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내 몸을 가르고 나온 그 찬란한 생명체가 이런 식으로 죽어가는, 마침내 죽은 모습까지 봐야하다니. ​어떤 상황이라도 인간이라면 당연히 살고 싶어할 거라고만 생각했지 죽고싶어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기에 그런 상황이 좀 충격적이었다. 상대방을 진정 이해하고 있다는 오만이 내 뜻대로 해석하고 마는 오류를 범할 수도 있으니 항상 겸손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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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을 위한 시간은 루를 위한 시간이기도 했다. 눈물콧물이 쏙 빠지게 슬픈 새드엔딩이었지만 서로에게 빛이 되어준 시간이 있었기에 떠난 '윌'의 마지막도, 남겨진 '루'의 미래도 암울하지만은 않았다. 둘의 사랑은 불안정한 상황에서의 사랑이 더욱 완전한 사랑을 완성시킬 수도 있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그 뒷이야기가 AFTER YOU에서 계속 된다고 하니 빠른 시일 안에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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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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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5 - 나는 그에게 키스를 했다. 멀어지는 그를 다시 불러오려고 키스를 했다. 내 입술을 그의 입술에 대고 우리 숨결이 섞이고 내 눈에서 흐르는 눈물이 그의 뺨에서 소금으로 맺히도록 키스를 하면서, 나는 나 자신에게 말했다. 어딘가에서, 그의 아주 작은 입자들이 소화되고, 삼켜져서, 살아있는 채로, 영원히, 내 몸을 구성하는 입자들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내 몸 아주 작은 한 조각까지 그의 몸에 밀착하고 싶었다. 내 의지로 그에게 무언가를 불어넣어 주고 싶었다. 내가 느낀 생명의 조각 마지막 하나까지 그에게 주어 어떻게든 살게 만들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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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4 - 당신은 내 심장에 깊이 새겨져 있어요, 클라크.​ 처음 걸어 들어온 그날부터 그랬어요. 그 웃기는 옷들과 거지같은 농담들과 감정이라고는 하나도 숨길 줄 모르는 그 한심한 무능력까지. 이 돈이 당신 인생을 아무리 바꾸어 놓았더라도, 내 인생은 당신으로 인해 훨씬 더 많이 바뀌었다는 걸 잊지 말아요.

미비포유, 조조모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