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의 광채

리처드 포드 편저

줌파 라히리 · 조이스 캐럴 오트 외 지음

강경이·이재경 옮김

직업의 선택 기준은 무엇이 가장 좋을까? 물론 교과서에는 분명히 나와 있다. 그러나 대부분 먼저 현실을 생각한다. 여러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삶을 통해 직업이 어떻게 사람들의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가 생각해 보고자 책을 집어 들었다.

직업에 대한 사명감으로 살아가는 가? 아니면 먹고 살기 위해서 직업에 종사하는 가? 물론 이 두 가지 섞여 있겠지만 블루칼라 와 화이트칼라 아예 칼라가 없는 그들의 삶을 엿 볼 수 있다. 투잡이 우리의 일상이지만 돈을 위해 일하다 ‘의사보다 저 중요한 일을 하시네요? 낭만적이예요.’ 라는 다스 부인의 몇 마디에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며 호감을 갖고 풍부한 상상력을 발휘하는 카파시의 삶이나 다스 부인의 삶이 서글프게 다가왔다.

카우보이의 삶도 슬프다. 그가 왜 처음부터 끝까지 영감탱이라고 말하는지 알 만하다. 여러 종류의 삶이지만 그 속으로 들어가 보면 느끼는 것은 거의 같은 것 같다. 인생을 보면 볼수록 깊은 한 숨이 절로 나온다. 우리나 그들이나 살아가는 모습은 비슷하다. 담담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적어 내려 갈 수 있지만 우리는 살아있는 사람들이라 마음이 아프다.

외판원 보먼의 삶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그가 무엇을 따라 살아왔는지, 위험한 상황에 처했어도 여전히 담담하게 습관처럼 고객에게 물건을 파는 행위가 먼저 나오는 그를 보며 직업이 그를 지배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본주의의 가장 무서운 부분이 바로 이처럼 돈이 사람위에 있는 모습이 아닐까? ‘제게 예쁘고 저렴한 여성화 제품들이 있는 데요....’ ‘소니가 할 수 있을 거예요.’ 동문서답 같은 두 사람의 대화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책을 읽어 내려가며 직업을 생각하기보다 사람들의 모습을 보았다. 우리들의 모습을 떠올려보았다. 얼마 전 크레인에 올라가 파업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들었다. 곳곳에서 삶을 위해 아우성치는 목소리를 듣는다. 왜 이렇게 사람들이 극단으로 치닫고 서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까? 자기 목소리만 내고 이제 서로에 대한 깊은 불신을 갖기 때문일까? 시작은 신뢰 그리고 따뜻한 말 한마디 일 텐데.

아직 인생을 관조할 나이는 아니다. 같이 웃고 울 수 있는 마음에 여유와 삶에 대한 열정을 생각하며 읽었다. 많은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다닌다. 넉넉한 삶의 보장이나 자신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자리들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자신의 이상에 도전할 수 있는 자리거나 가능성을 보고 열심히 일을 했으면 한다. 대학이나 국가가 서로에게 맞는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