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따이 짜화 마르따이 운또화'

학교 때 우스갯소리로 하는 아이들의 중국어를 들으면서 

웃기는 언어라 생각하고 중국영화를 접하면서 시끄러운 언어라 생각했던 게

중국어에 대한 나의 지식이라면 지식의 전부였다.

그런데 익숙해지면 또 다른 예쁜 면을 발견하게 되는 것도 언어의 특성인지

삼국지며 중국 역사에 관한 드라마나 영화를 접하면서 중국어에 담긴 음악 같은 음률이 들어왔다.

내 마음을 설레게 했던 제갈량의 나라,

중국 고전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썼을 깊이 있는 한자어처럼 중국어도 그런 깊이를 가졌을 것 같았고

중국에 가보고 싶은 마음이 중국어가 배우고 싶은 마음으로 이어졌다.

 

어느날 우리나라에서는 너무도 잘 알려진 조혜련씨가 TV에 나와

중국에 가서 중국 고전을 접하며 생각을 정리했다며 지난한 시간을 거쳐온 모습을 드러냈다. 

'어떻게 그 짧은 기간에 중국에서 고전을 접할 수 있었을까? 거짓말인 거지...'라며

부정의 잣대를 들이대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나름의 판단을 했다.

그렇게 조혜련씨의 말을 얄팍하게 치부하며 부정의 이미지를 키워갈즈음

'조혜련, 조혜숙의 기적 중국어'라는 책이 세상에 얼굴을 내밀었다.

'정말인가? 중국어 첫걸음 과정을 40일에 독학할 수 있다고?'

학원을 찾지 못해 독학을 한답시고 엎어지고 뒤집어지며 보고 있던 중국어 교본은

정말 무척이나 어려워 '이게 무슨 언어야, 아휴우'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참이었다.

 

의심 반 호기심 반으로 펼쳐본 책 앞에는 두 장의 mp3와 동영상 CD가 얌전히 자리를 잡고 있다.

개그우먼 조혜련씨 특유의 입담으로 중국어를 시작하게 된 경위와 좌충우돌 중국어 익히기,

중국에서의 유학생활 도중 겪은 에피소드가 중국어 상식과 중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돋우며

시간가는 줄 모르게 책을 손에서 내려놓지 못하게 한다.

또한 그가 겪어냈을 시간들에 대해서도 '얼마나 애썼을까...'하며 너그러운 마음이 되어 토닥이고 싶게 한다.

 

조혜련씨가 중국어라는 관문을 통과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노력이겠지만 좋은 스승을 만나서 가능했다는 것을

책을 읽어가며 강의를 보며 확신하게 되는데 강사이자 조혜련씨의 동생인 조혜숙씨는

성조와 병음 등 중국어를 익히는 데 기본이 되는 요소들을 알아듣기 쉽고 잘 따라할 수 있도록

자신이 개발한 학습법으로 어려운 중국어를 쉽게 익히는 데 선선한 미소를 머금고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조혜련의 흥미진진하고 유쾌발랄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중국어가 어렵지 않을 것만 같은 미소를 짓게 하고

이야기 사이사이 수록된 강의를 영상으로 보다 보면 '그래~' 학습법이 저절로 내 안에 익혀져

중국 무술 영화에 나오는 부채를 들고 공중에 떠서 여유로운 한마디를 던지는 것이

머지 않은 내 모습일 것만 같은 근거없는 자신감이 뭉게뭉게 솟아난다.

그러나 중국어가 결코 만만하지는 않다는 걸,

부채를 들고 공중부양하기에는 쉼없이 반복되는 내 안의 '그래~'가 필요하다는 것을,

그래 그래 긍정하며 때론 "그으래, 그래.."라고

못되 먹은 억양으로도 '그래'라고 내 안에 자신감을 불어넣으며 나아가라는 부추김을 받는 신기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