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문화를 품다> / 오민근, 서진영 편저/ 생각의 나무

'창작공간'이란 이름이 조금씩 예술계의 관심의 수위로 떠오른 것은, (미우나 고우나) 전적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의 '컬쳐노믹스'란 정책 덕분이다. 그 전까지 창작공간이란 이름보다는 창작스튜디오나 레지던시의 이름의 국공립 기관이 미술계를 중심으로 몇몇 등장해 왔으나, 2008년 서울시가 정책적으로 예술가를 위한 공간을 마련하면서부터 '창작공간'이란 이름이 일반명사처럼 굳어진 것이다. 

이 책은 서울시창작공간 중 2009년에 세워진 서교예술실험센터, 금천예술공장, 신당창작아케이드, 연희문학창작촌, 문래예술공장 등 5개 공간에 대한 설명과 르뽀 형식의 글을 묶은 책이다. (현재 서울시창작공간은 모두 11개이다)

서울시창작공간은 애초부터 개념이 다르다. 여느 창작스튜디오가 오직 예술가들의 창작만을 위한 공간이라면, 창작공간은 예술가의 창작활동은 물론이고 여기에 주민들의 참여가 가능해 '창작-소통-향유'를 한꺼번에 가능한 곳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서울시내의 문화공간이라 함은 대규모의 공연장이나 미술관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창작공간은 주로 도심의 버려진 공간이나 유휴공간을 활용, 리모델링한 것이 대부분이며, 소규모가 많다. 따라서 거대하거나 대단한 '작품'을 보여주거나 사람 위에 군림하는 예술의 형태가 아니라, 나도 참여가 가능한 내곁의 문화예술을 실천가능하게 해 준다는 점에서 보다 민주적이고 개인적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시설이 왜 갑자기 나타난 것일까? 모든 결과 뒤에는 원인이 있듯, 그 사이, 밀레니엄을 지나 새천년의 십년을 지나오면서 예술은 스스로 몸을 굴려가며 끊임 없는 변신과 재구성의 시기를 맞았다. 자기안의 세계와 싸우던 예술가들은 점점 눈을 세상을 향해 옮겼고, 예술은 고유 영역을 벗어나 끊임없는 크로스오버와 다중교배로 진화해왔다. 예술가들에게 다른 예술장르와의 통섭은 물론이고 일반인들과의 소통이 더욱 절실해진 것이었다. 또한 소위 프로슈머처럼, 일반인들도 스스로 예술을 창작해내는 시대가 도래, 더 이상 예술과 생활이 따로 노는 시대가 아니게 된 것이란 말이다. 
창작공간은 이러한 시대적 욕망의 작은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제 막 1,2년을 지나왔기에 앞으로 이 공간이 어떤 역할을 더해낼지 어떤 방향으로 갈지 명확하게 장담할 수는 없겠지만, 소통의 진원지이자 문화복지의 최전선으로 자리잡지 않을까 감히 예상해 본다. 

서울에 사는 사람이라면 집주위에 가장 가까이 있는 '서울시창작공간'을 한번 방문해 어떤 곳인지, 내가 참여할 부분은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

서울시창작공간은 다음과 같다. 
-남산/ 남산예술센터, 남산창작공간(무대예술인)
-홍대앞/ 서교예술실험센터(예술인 및 시민 지원, 소통 공간)
-금천구 독산동/ 금천예술공장 (국제 레지던시, 미술 장르, 주민 커뮤니티아트 \및 전시 등)
-중구 신당동 / 신당창작아케이드(공예중심 예술촌, 공예 체험 프로그램 다양)
-서대문구 연희동/ 연희문학창작촌(작가 레지던시, 시민 대상 낭독회 및 문예교실)
-영등포구 문래동/ 문래예술공장(문래창작촌 예술가 및 유망 예술가 지원센터, 축제, 공연, 전시등)
- 성북구 성북동/ 성북예술창작센터(각종 예술치료 , 주민창작 등)
- 관악구 은천동/ 관악어린이창작놀이터(어린이 창의력 증진 문화예술 프로그램)
- 송파구 잠실 / 장애인미술창작스튜디오(장애인 미술가 대상 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