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의 작곡가 ‘Rodrigo Leao’의 ’Alma mater’를 듣고 있다.

이 음악은 예전에 에프엠 라디오 ‘김미숙의 세상의 모든 음악’의 한 코너인 ’전기현의 뮤직 에세이‘의 배경음악으로 나온 곡이다.  이 곡을 듣기 위해 일부러 이 코너가 시작되는 7시 20분 무렵부터 에프엠에 귀를 기울이기도 했었다. 

아주 먼 곳에서부터 나에게로 밀려드는 어떤 심연의 그리움-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이국의 낯선 거리 해질 무렵, 그 노을 빛, 멀리 떠나는 사람의 뒷모습을 한없이 보는, 떨어지기 직전의 눈물방울, 문득 훅 하고 밀려드는 먼 옛날 아주 좋았던 한때에 대한 그리움…, 이유를 알 수 없는 그리움에 순간 목이 메는 듯한 느낌이 드는 곡이다. 슬픔에도 종류가 있다면, 우아하고 고급스런 어떤 슬픔의 모습이라고 할까?

포르투갈의 신세대 파두 그룹으로 각광받던 그룹 Madredeus의 키보드 주자 출신 로드리고 레옹의 2000년 앨범에 실린 대표곡이 ’Alma mater‘이다. 물론 이곡을 비롯해 모든 곡이 명곡이다. 전기현 씨가 배경음악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면 영원히 몰랐을 아름다움.

 

아주 좋은 월드뮤직을 들을 때면(혹은 프로그레시브 음악), 많은 사람들이 알지 못해도 저기에 있는 아름다움을 찾아 혼자 떠나는 고독한 순례자들을 떠올리게 된다. 

고독하지만 아름다운,

혼자만이 아는 아름다움...,

아름다움을 발견할 줄 아는 눈..

그 눈을 가진 사람.

다른 모든 안락함을 거절하더라도 죽어도 포기 못할 미의 세계, 그 세계가 주는 기쁨을 알기에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길을 애써 수고를 자청하여 가는 그런 사람들, 그 사람들이 발견해 내는 아름다움을 너무 쉽게 얻는 건 아닌지..

나 스스로는 아직 아무 것도 찾아 나서지 못했고, 찾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고 있지만, 나는 그렇게 떠나는 사람들의 고독과 열정을 사랑하고 존중하고 그리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