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 <보통날의 와인> / 박찬일/ 2012.11.23. 초판 / 2013.12.1.1쇄/ 2012.12.26.인터파크 / 2013. 2월

 

이 책의 모든 챕터에서 주장하는 것은 단 한가지, 와인 그냥 마셔라. 폼 잡거나 챈 체하지 말고.

한국에서 와인마시는 일이 자연스러운 식문화로 이식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긴 걸리나 보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와인 마신다'란 말  속에는 '분위기 잡는다'라거나, '근사한 저녁식사'와 같은 뉘앙스가 깔려 있어 와인은 아무데서나 흔하게 마시는 술이 아닌 듯싶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 있겠지만, 아무래도 가장 큰 것이 가격에 있지 않을까? 백화점이나 할인마트에서 아무리 와인가격이 싸졌다고 해도 1만원대 이상은 되어야 하니, 맥주 1800원, 막걸리 3천원과 비교대상이 아닌 것이다.

'값 한다'고 그래서 사람들이 필요 이상 분위기 잡고 아는 체하고 격식에 휘둘리는 사례가 종종 있다. 남따라 하거나 남눈치 보는 것보다 아주 기본 몇 개만 지키면서 자기식의 와인 마시는 방법을 찾으라는 것이 이 책의 주제다.

특유의 문장들은 읽는 재미를 주고, 나처럼 음식얘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침대에 누워 스탠드 불빛 아래 상상하면서 읽는 맛도 좋다. 너무 어렵거나 깊이 들어가지 않으면서 일상에서 마주칠 수 있는 와인 상식이라 부담 없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최근 '와인포차'라는 이름을 걸고 영업하는 레스토랑이 많이 생겼는데, 3-4만원이면 왠만한 맛의 칠레나 이태리 와인을 마실 수 있어서 적극 방문하고 있는데, 그냥 마셔서 기분 좋고 적당히 분위기 만들고 같이 있는 사람들에게 무례하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 와인맛을 익스플로르해보는 것이 참 좋은 것 같다.

마시고 나면 알게되고 알게되면 좋아지고, 좋아지면 연구하게 되고, 연구하면 더 잘보이고,,, 이런 원리 아닐까, 와인이란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