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이 1000만 가입자를 넘긴지 오래되었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가 여론과 공론의 장에 미치는 파급효과 역시 이미 상상초월이다. 이미 세상은 숨가쁘게 변하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미디어의 시대가 도래되었으며 기존 전통 활자 매체는 죽어가고 있다는 극단적인 시각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 책은 새로운 미디어의 창조와 이러한 역풍 앞에서 기존의 흐름과 추세를 읽고 보고 위기와 문제를 짚어볼 수 있는 유익한 책이다.

 

이러한 신미디어는 전통미디어에 비해 편리성과 신속성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과거와는 다르게 즉각적인 보도가 가능하고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즉각 피드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책은 외국의 사례를 들었지만 우리나라도 매우 흡사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비교하여 속보성 측면에서 밀리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거의 모든 사건엔 목격자가 있는데, 그 사람들이 이제는 그 사람들이 즉시 카메라를 들고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 올린다. 직접 페이스북에 올리지 않더라도 카카오톡으로 지인들에게 전송이 되고 전송 받은 사람들이 올리기도 한다. 5분 정도 걸리는 시간 안에 뉴스 생산이 완료되었다.

 한편, 기자는 경찰서에서 연락을 받고, 혹은 그 ‘페이스북’을 본 뒤 한 시간이 걸려 사건현장에 도착한다.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하는데 최소한 한 시간이 걸리고 데스크를 통과한 뒤 기사를 송출하면 두 시간 반정도 걸릴 것이다. 그 두 시간 반 동안 SNS의 거미줄 같은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서 이미 많은 사람이 뉴스를 공유한다.

 그나마라도 인터넷 기사일 때 이야기이다. 지면기사는 하루가 지난 다음날 아침 나온다. 이미 사람들이 SNS를 통해 정보를 알대로 알고, 사건 당사자의 신상정보를 마구 파헤쳐놓은 뒤의 일이다. 지면기사는 이미 나온 많은 기사 중의 하나일 뿐이다. 요즘 기사들에 ‘뒷북’을 치지 말라는 악플이 난무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 일 것이다.

 최근 묘하게 통일된 기사작성 방식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SNS로 전해진 소식을 뉴스로 재생산 하는 것이다. “최근 한 온라인 게시판에는”으로 시작되어 “네티즌들은 덧글로 ‘참 좋다’등 과 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라고 끝나는 기사이다. 시의성에서 밀리니 어쩔 수 없이 SNS를 그대로 전달하게 되는 것이다.

 

 한편 책에서처럼 신문사는 구독료가 아닌 광고 수입이 주 수입원이었다. 여기서 광고는 인터넷 베너 광고가 아니고 지면광고이다. 인터넷의 무한한 페이지들 속에서 베너 광고는 큰 효과를 볼 수 없으므로 가격이 낮다. 한편 지면광고는 지면의 한계로 인해 신문사의 지면광고는 굉장히 높게 책정되어 있다. 이에 메이저 신문의 공신력까지 더해져 상당히 높은 가격이었다.

 하지만 구독률이 떨어지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기 때문에 기업들이 지면광고를 더 이상 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지면광고에서는 예전에는 잘 볼 수 없었던 영세기업들이 많은 광고를 한다. 카카오톡이 수익구조가 없다고 비판 했지만, 부끄럽게도 수익성을 잃어가는 것은 오히려 신문사였다.

 이렇게 속보성, 수익성에 밀리면서 신문사와 기자라는 업종 전체가 위기를 맞고 있다. ‘사양산업’이라는 말도 돌고 있다. 이렇게 된 이상 중앙일보의 경쟁자는 1백80만부를 발행하는 조선일보가 아니다. 2천 2백 70만명(국민 46.6%)가 사용하는 SNS이다.

 

신미디어와 전통미디어 간의 대립에서 반드시 주목할 것은 바로 광고의 효과이다.

 이 책이 다시 한 발의 총을 더 쏜다. “광고의 효과가 줄고 있다.” 저자의 말로는 광고에 의존하는 사람은 15%에 불과하며 76%는 다른 사람들의 평판과 입 소문에 의존한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정보의 홍수라 할 정도로 상품에 대한 정보는 넘쳐나고 광고도 여러 다양한 형태로 일방적으로 송출되고 있다. 관심 있게 받아들일 소비자는 극히 일부일 것이다. 15%도 관대한 수치일지 모른다.

 광고메시지는 기본적으로 일반적인 커뮤니케이션 모델인 SMCRE를 따른다. S(Sender/Source)는 커뮤니케이션에서의 송신자(source), M(massage)은 송신자가 수신자에게 보내는 기호화된 내용이 메시지(message), C(channel)는 이용되는 채널, R(receiver) 수신자 E(effect)는 최종적인 효과로 나타내어지는 일련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따른다. 이 모델은 한쪽 방향으로 일방적으로 진행된다. 즉, 송신자가 수신자에게 전달하는 경로는 있지만, 수신자가 송신자에게 주는 피드백은 없다.

 

 하지만 소셜미디어는 다르다. 메시지를 받고 최종효과를 받는데 그치지 않고 ‘Share’하는 개념이 추가된다.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리트윗되고 태그되어 메시지가 재생산된다. 광고가 일회적인 송신과 수신에 그쳤다면 여기서는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기하급수적으로 메시지가 늘어나게 된다. 이에 더해 개개인의 의견도 덧붙여져서 확대 재생산된다. 의견이 더해진다는 데에서 수신자가 송신자에게 의견을 주는 경로가 더해져 피드백이 가능할 수 있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메시지 수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광고 또한 메시지 수는 얼마든지 늘릴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더 이상 광고를 솔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문제이다. 광고는 언제나 좋은 것을 좋다, 나쁜 것도 좋다라고 말하지 나쁜 것을 나쁘다고 말하지 않는 매체라는 것을 소비자는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미디어 트렌드를 반영한 인터넷 광고도 효과가 없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저자는 “인터넷 광고 시장이 붕괴”되었다고 말하면서 이유는 메시지를 ‘강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화려한 메시지로 치장된 인터넷 광고가 더 이상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오죽하면 “클릭하지 마세요”라는 일본의 베너 광고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을 정도이다. 그저 미디어 트랜드를 따라서 소비자에게 노출되고자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소셜네트워크가 광고보다 효과가 좋은 것은 인적 네트워크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지인들이 추천해 주는 제품은 신뢰가 갈 수 밖에 없다. 지인들은 좋은 것은 좋다고 싫은 것은 싫다고 말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런 입 소문 효과는 기업이 억지로 만든다고 될 일이 아니다. SNS를 이용한 ‘바이럴 마케팅’이 뜨고 있지만, 기업이 만들어낸 메시지와 지인의 진짜 의견을 구별 못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어찌되었든 이 바이럴 마케팅도 역시 마케팅의 영역이지 광고의 영역이 아니다.

 

 여하튼 인적네트워크 결합과 파급효과, 언론의 역할 변화, 미디어의 트렌드, 광고의 변화와 효과 등 우리를 둘러싸고 진행되고 있는 이슈를 정확히 파악하기 좋은 책이다. 꼭 한번 읽어보자.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이 현실이 얼마나 역동적으로 돌아가고 있는지 제대로 알 지 못한다면 두려움을 느낄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미디어, 소셜노믹스,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