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개발은행에서 편찬한 이 보고서는 아시아의 과거부터 현재를 거쳐 미래까지 포괄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방면에 걸쳐 아시아에 대해 세세하게 기록하고 있는 이 책은 아시아 경제 분석서로서는 최고라 할 수 있다. 우선 이 책을 편찬하게 된 동기는 과연 미래는 아시아의 시대가 될 것인가, 세계 권력이 서에서 동으로 이동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타당한가 등 아시아의 낙관적 비전에 대한 해답을 자세히 분석한 것이다.

 아시아는 가장 큰 면적과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지고 있다. 많은 인구는 곧 다양한 사회, 문화, 종교, 등 공통적 요소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일본,싱가포르,한국,대만과 같은 서구 선진국과 비슷한 경제 선진국들부터 중국,인도와 같은 고성장 개발도상국, 캄보디아 방글라데시와 같은 빈곤국까지 매우 넓은 스펙트럼의 나라들이 속해있다. 그렇기에 이러한 나라들을 모두 포함하여 한꺼번에 아시아를 분석하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우선 이 책은 아시아의 역사부터 아시아의 가치, 공유를 상세히 짚어본다. 아시아가 가지는 역사적 의미와 문맥을 통해 미래 아시아의 세기에 대한 단서를 찾아볼 여지가 있는 것이다. 근대화 이후 아시아에 닥친 비문명 요소와 서양과의 대립으로 생긴 오리엔탈리즘의 한계와 일본의 서구화 과정 등 인문학적 요소도 조금 다루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책은 아시아의 산업,경제, 인구,환경,금융 등에 대해 매우 치밀하고도 전반적인 분석을 계량 경제학을 통해서 살펴보고 있다. 풍부한 데이타와 추세 분석으로 정확한 미래 예측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에서 무엇보다 독자에게 꾸준히 상기시키는 것은 바로 중진국의 함정이다. 추세 분석에 의하면 분명 2050년에는 아시아의 경제 규모가 제일 크고 대다수의 나라 역시 절대적 빈곤에서 탈출하여 풍요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단, 중진국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다면 말이다. 중진국의 함정이란 80년대 우리 나라와 비슷한 경제력이었던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같은 남미국가가 성장을 이어가지 못하고 경제가 침체되면서 긴 늪에 빠진 상태를 말한다. 장미빛 전망을 할 수 없는 것은 바로 중진국의 함정으로서 나라마다 부패, 비리, 환경오염, 기상이변, 성장동력발굴 실패 등 위험 요소가 내재되어 있어 정치세력과 정부의 의지와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중점적으로 포커스를 맞춘 독자가 바로 정부기관에서 일하는 관료라 직접 밝히고 있다. 그들에게 아시아의 시대를 이끌수 있도록 주장과 근거와 데이타를 폭넓게 제시하는 것이다.

 이 점은 장점이자 이 책의 단점이 될 수 있다. 읽기 쉬운 르포형식의 글이 아닌 보고서 형식이기에 전범위의 텍스트를 독자가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또한 지엽적인 내용들도 많기 때문에 읽다보면 피로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위에서 말한 경제 선진국들을  너무 이상적인 모델국가로 평가한 것도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산유국 중동 국가는 왜 제외하고 논의를 하였는지는 알 수 없다.

 여하튼 아쉬운 점도 있지만 미래를 예측하는 혜안을 기르고 싶다면 한번 정독해보는 것도 좋다. 또한 아시아의 가치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독자 역시 꼭 읽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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