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 우드먼은 이미 전작 나는 세계일주로 경제를 배웠다의 저자이다. 그는 안정적인 금융 애널리스트의 길을 그만두고 직접 경제활동의 주역으로 거래의 당사자가 되어 전 세계를 여행한다. 그가 직접 맞딱드린 현지에서의 거래는 결코 쉽지 않았지만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의 기초라 할 수 있는 시장에서 매매는 독자에게 강한 인상을 주었다. 원산지서 낮은 값에 물건을 사서 수요자에게 비싼 값에 팔아 차익을 실현하는 그의 방법은 수많은 난관과 거래비용, 현지 낯설은 문화 요인등으로 실패를 하였지만 결국 그는 최종적으로 수익을 거두는 성공을 보여줬다. 이 책은 전작에 이어 세계 여러 나라를 돌며 진정한 자본주의가 무엇인지 기록한 책이다. 그는 기차 안에서 공정무역 표시가 붙어있는 커피를 마시면서 문뜩 공정무역이 무엇이며 과연 공정무역의 정의에 합당하게 거래가 이루어 지는지 알고자 떠난다.

 우리는 카페에서 쉽게 커피를 사서 마시고 향유한다. 무역을 통해 커피콩을 매매하고 우리가 값을 지불하여 아프리카 원산지 커피를 마시고 있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매매 주체들이 과연 공정한 거래가 이루어지고 서로 도움이 되는 지는 자세히 모른다. 저자는 직접 개발도상국 현지로 가서 거래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공정한지 살펴보며 공정마크 인증기관에서는 어떻게 인증마크를 부여하고 공정무역을 감시하는지 진지하게 알아본다.

 

 니카라과에서는 매년 바닷가재를 잡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안전수칙, 안정장비의 미비로 잠수병에 걸려 죽는 것이다. 바닷가재를 잡을 수 밖에 없는 사정, 바닷가재를 사들이는 외국계회사의 거래 구조 등을 살펴본다. 또한 중국 폭스콘의 실태를 살펴보고 왜 자살 사건이 일어났는지 OEM 하청이 어떤 시스템인지, 또한 라오스에서 중국계 회사들의 실태를, 콩고에서 원시적인 탄광 채취가 왜 일어나고 어떤 딜레마가 있는지, 그리고 탄자니아와 코트디부아르의 기업 성공 사례를 통해 새로운 자본주의 대안으로 제시한다.

 

 역시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번 편 역시 매우 신선한 주제라 할 수 있다. 결국 저자는 공정무역마크를 부여하는 인증협의회는 기업으로부터 개런티를 받아 수익을 올리려는 동기가 있고, 기업은 공정무역마크를 통해 매출을 증가시키는 마케팅적 요소가 있기에 이러한 밀월관계는 결코 순수하지 못하다고 한다. 또한 인증기관이 공정무역의 기준으로 제시한 가이드라인이 현실과 동떨어져있어 실질적으로는 현지 개발도상국의 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함을 고발한다. 진정한 공정무역을 실현하는 기업들은 결코 인증협회의 마크를 쓰지 않는다. 인증협회에 지불하는 개런티는 결국 기업이나 현지 주민들에게 부담을 가중시키기 때문이다. 아울러 저자는 한창 자본주의 시스템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중국이나 한국,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기업들에게도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그들은 수익 창출을 위해 윤리적 고려 없이 무분별한 방법과 수단을 강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도 쉽게 볼 수 있는 인증마크의 이러한 의문을 풀어준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새로운 정의와 함께 지구촌 구성원들의 상생의 실현을 위해, 저자가 직접 발로 뛰고 현장을 취재하고 기록한 점에서 이 책은 꽤 볼만하다.

코너우드먼, 공정무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