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양의 탈무드 '장자' >

 

공자와 맹자에 관해 수많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또다른 대철학자 장자에 대해서는 많이 듣지 못했었다.

굳이 공맹의 철학과 사상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였을텐데

왜 공자와 맹자에 비해 장자의 철학은 널리 확산되지 못했을까.

'이것도 철학의 마케팅 일환일까'하는 우스운 생각이 들어 읽게 된 책.

 

<장자>는 기원전 4세기 무렵 송나라의 장주(莊子)의 어록을 엮은 책이다.

윤리시간에 달달 외웠던 '장자'는 노자의 '무위자연'사상을 이어받았고,

도가사상을 집대성시켰기에 노장사상의 대가로 불리운다.

<장자>는 내편, 외편, 잡편으로 나뉘는데

내편이 장자의 어록이고, 외편과 잡편은 후학들에 의해 덧붙어진 것이 대부분이라고.

(그런데 이 책은 구분없이 7장 88강의 이야기들로 쓰여있다)

 

이 책은 해설에 해당되는 소개글과 원문, 해석이 함께 있기에 읽기에 어려움이 없다.

나름 어디에선가 들어봤던 지혜로운 이야기들이

원출처가 여기 있었구나하는 감탄도 여러번하게 된다.

장자의 초입 소유요의 '곤' 이야기라던지(1강), 원숭이의 조삼모사 이야기라던지(14강),

장자의 나비꿈 이야기(19강), 중국 절대미녀 서시의 찌푸린 눈썹이야기(48강),

관중과 포숙아의 이야기(77강) 등등.

 

사실, 장자가 집필한 <장자>를 읽어본 적도 없었고,

경전이라 불리는 많은 책들을 액기스만 뽑듯 추려놓은 '우화'같은 이야기들만 읽었을 뿐

무위자연과 같은 철학사상의 본질에 진정 관심을 가져보지 못했는데

최근 철학에 관심을 두면서 삶의 여유와 지혜를 얻어볼까 욕심이 앞섰었다.

 

이 책은 무난하게 이런 욕심을 채워줬다고 생각된다.

동양철학에 특히 장자에 관심이 크지만, 쉽게 다가가기 힘들었다면

시작하는 책으로 참 괜찮다고 생각된다. 읽어가며 한자로 된 원문도 읽어보고.

그리고 노장사상의 여러 책들을 읽어가면 좋지 않을까.

 

너무 어려운 책은 호기심과 관심을 날려버리지만, 이 책은 반대이다.

조숙한 아이들에게 같은 이야기가 담긴 책이라도 동화책 보다

수준있어 보이는 이 책을 권해보는 것도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