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만난 인생, 아니 산에서 바라본 평범한 인생의 감사함'

 

여기 한 주인공이 있다. 이름은 구리키, 학창시절에 그는 잘나는 친구들 보다는
그 아래의 친구들 사이에서 에이스로 군림했고, 조용한 삶을 살았다.
그 조용함에 연장선으로 산의 고요함을 찾았다는 아름다운 묘사는 구리키에겐
'꿈보다 해몽' 격에 속한다. 

완력, 각력, 폐활량이 평균이하로 판명된 구리키는 키 162, 몸무게 60의 조건으로
쉽게 말하면 폐활량과 근력이 일반 남성들 평균보다 현저히 떨어진다.
그런 그가 성공 직전까지 갔던 일은 에베레스트산 무산소 등정이다.
무엇이 그를 이렇게 산으로 향하게 했고, 죽음에 문턱 그 이상에 있는 고요함과
산정상의 환희, 그리고 그에 앞서 느끼게 되는 고통의 연속을 만끽하게 했을까? 

그 이유는 간단했다.

2년동안 사귀었지만 그를 좋아한적이 없었다며 매몰차게 돌아간 그의 여자친구가
등산에 관심이 있었던 그 이유 하나로 호기심에 들어간 등산부에서
평범하기 그지없는 혹은 그 이하의 인생이었던 그가 등산인으로 거듭나고,
도전에 도전에 도전을 거듭하는 모험가가 된 것이다.

책은 3번의 산행일기와 그 중간 중간에 그의 자서전격의 이야기로 채워져있다.
처음에 책을 접할때는 산행일기가 쉽게 와닿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다.
전문적인 용어들과 아무리 글로 표현하려해도 그 느낌을 알 수 없는 산과의 사투,
그리고 전문적임과 동시에 낯선 산행용어들이 구리키의 힘들면서도 느린 등정처럼
책을 읽는 속도도 느릿느릿하게 읽혀가게 된다.

어찌보면 더 친절하게 다듬을 수 있었으리라 생각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맨몸으로 부딫치는 그 낯설음에서 오히려 자신이 느낀 산의 아름다움 이면 속에
낯선 두려움 혹은 경외감을 느끼게 하기 위해 투박하게 책을 펴낸게 아닌가 싶다.

만약 그 의도였다면,  의도 대로 나는 정말 낯선 이 책을 조금씩 조금씩 등반해갔고,
책을 덮을 즈음에 마지막 챕터인 에베레스트 무산소 등정 부분에서는 그 용어들이
점차 친근하게 다가왔고, 그의 어려움과 동시에 글로묘사되있는 산의 절경들과
고요한 고독, 밤하늘의 영롱한 별빛들을 상상하게 됐다.

구리키씨는 산에 올랐을 때, 기본적인 의식주를 비롯 사람들과의 연락두절과 심지어
물 한방울 조차 얻기 힘든 상황을 경험하며 '오늘을 감사'하게 됐다고 한다.
그 느낌을 굳이 산에서 느끼지 않아도 나는 훈련소에서 느껴본 감정을 통해 다시금
지금의 일상들과 편안함을 돌아보며 현실과 오늘, 그리고 일상적인 것에 감사함을 느껴봤다.

이처럼 산에서의 깨달음과 어쩌면 등산보다 힘들 현실에서의 싸움과
나 자신과의 싸움 그리고 수많은 도전들의 모습을 보이며 '한 걸음 더 내딛는 용기'를
보여주는 구리키씨의 이야기.

여느 자기계발서와 달리 투박하고 낯설게 다가가지만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 이 책의 용어를
인용하자면 정상 공격에 성공하는 순간, 또 다른 느낌의 도전을 받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책에서 각 챕터의 앞장에는 도전에 대한 글귀들이 적혀있다.

그 중에서 가장 마음을 울린 한 구절로 이 서평을 마무리해본다.

'삶은 '만약'을 걱정하고 거부당할 것을 두려워하기에는 너무 짧다' T.듀팩

 

만약을 걱정하지 말고, 한 걸음 더 내 딛을 나의 용기와 삶을 응원하며

오늘도 내 인생의 에베레스트를 향해 정상을 공격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