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괴테 엄마가 매일매일 아들이 잠자리에 들기전에 책을 두권씩 읽어주어 아들을 결국 괴테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읽은 팬더아빠. 뭐 그것과 상관없이 뱃속에 있을 때부터 집사람 배를 쓰다듬으면서 이야기 두편씩 꼭 읽어주었고 그 이후에도 책을 많이 읽어주었지만(사실 놀아주기 가장 쉬운 방법이라서) 그 이야기를 들으니 더욱 책을 부지런히 읽어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책을 그냥 읽어주는 것보다 감정을 담아 말과 행동으로 분위기에 맞추어 실감나게 읽어주면 IQ와 EQ 발달에도 좋고 책의 내용을 더 오래 기억한다는 말이 있길래 구연동화 CD를 함 사서 잘 때 들려주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책을 샀는데 막상 집에 도착하니 CD가 없더라는...--;;;; CD가 있는지 확인도 안하고 당연히 있겠지라고 고른 것이죠. 그래서 결국 제가 직접 읽어주기로 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이 책 괜찮네요. 어느 부분에서 어떻게 감정을 넣어 읽으라고 지시어가 있다는.... 이 책 계속 읽어주면 자연스레 구연동화 전문가가 될 것같습니다.

 

원래 이걸 살 생각은 아니었으나....

 

그림은 적고 글자가 많아서 나은공주에게 이르지 않을까 했는데 한편 한편의 내용이 짧고 대사 부분에 저렇게 "노래처럼 흥얼거리며"같은 어드바이스가 되어 있어서 그대로 따라 했더니 나은공주가 푹 빠져듭니다.

 

"무서운 목소리"로 라고 되어 있는 부분은 정말 무섭게 말하고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에는 무서워하는 목소리로 읽어줍니다.

 

책 읽을때 딴짓도 많이 하는데 새로 온 책이라서 인지 아니면 정말 재미있어서인지 집중도 200%.

 

주먹을 꽉 쥐라는 대목이라서....

 

엄마가 아들에게 두부 사오라고 엽전을 주는 대목.

 

아빠 목소리가 재미있는 모양.

 

중간에 좀 건너뛰고 읽으려고 했더니만 바로 알아차리고 그기가 아니잖아, 라고 합니다. "감히 누구를 속여"라는 나은공주. 한번 읽으면 나중에 중간에 한 페이지만 건너 뛰어도 당장 아니라면서 페이지를 도로 넘깁니다.

 

동화책이야 책장에 잔뜩 있고 애초에 잘 못 산 책이기는 하지만(CD가 없어서 도로 반송할까도 생각했었음) 뜻밖의 수확입니다. 평소 아이들에게 책을 어떤 식으로 읽어주어야 할지 모르겠다, 목소리가 국어책 읽는다고 애들이 싫어한다고 고민하시는 초짜 아빠들 종종 계신데 이 책 꼭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