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엄마 아빠에게 "세살기"은 육아에 있어서 이전과는 또다른 시련의 시작입니다. 내 품안에서 늘 방실방실 웃던 아이가 이제 분명한 자아를 가지고 매사 "시러시러"하면서 반항을 부립니다. 날이 갈수록 억지와 땡깡을 부리며 뭐든 자기 마음대로 할려고 하고 뜻대로 안되면 울어버립니다. 부모는 아무리 인내심을 가지고 상대하려고 해도 어느새 큰소리를 지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오죽하면 "미운 세살"이라고 하는데 영어로는 "terrible two(끔찍한 만 두 살)", 독어로는 "Trotzalter(반항기)"라고 부른다고 하니 이건 만국 공통인가 봅니다. 인간이 태어나 겪는 첫번째 사춘기라고도 하죠.

 

한편으로 인간은 태어나서 만 세살이 될때까지가 성격과 지능 형성, 사회성 발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합니다. 즉, 이 시기에 부모가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아이가 가지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고 반대로 닫을 수도 있다는 얘기이죠. 누구나 내 아이를 남부럽지 않게 키우고 싶지만 막상 어떻게 해야할지는 막막합니다.

 

"3세 아이 잘 키우는 육아의 기본"이라는 제목부터 제 눈길을 끕니다. 왜냐하면 바로 나은공주가 딱 이시기이기때문이죠. 책의 저자는 육아전문잡지인 "맘&앙팡"의 교육팀장이며 다수의 육아잡지에 기소하고 있는 육아 전문가이자 또한 본인도 "미운 세살"의 엄마라고 합니다. 흔히 육아 전문가들의 조언을 보면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적인 말이 태반인데 직접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이다보니 엄마들이 가장 궁금해 하고 필요로 하는 내용들을 콕콕 집어 다루고 있다랄까요. 책의 감수자들 또한 카톨릭대 소아청소년과 교수님과 한국아동발달센터 소장님입니다. 참고로 "육아의 기본 시리즈"라 하여 "1세 아이"와 "2세 아이" 버젼도 있더군요.

 

25개월부터 36개월 사이의 성장 발달부터 아이의 면역력 키우기, 기본적으로 알아두어야 할 응급처치 요령, IQ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교육 방법, 사회성 길러주기, 아이의 기질에 맞는 훈육방법과 좋은 습관 만들기 등 육아에 욕심 많은 엄마들의 고민을 해결하고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줍니다.

 

책의 차례부분.

 

세살때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이 위험사고이죠. 활동 반경이 커지고 호기심이 많아지면서 잠깐 눈을 뗀 사이에 큰 사고가 나기도 합니다. 이럴때 당황하여 어쩔줄 몰라하기보다 응급처치 요령을 안다면 큰 도움이 되겠죠.

 

육아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인 훈육. 무조건 강압적으로 대하면 아이는 마음에 큰 상처를 입거나 주눅들게 되고, 그렇다고 아이의 요구를 무조건 받아줄 수도 없습니다. 저도 나은공주와 늘 밀당을 하는데 때로는 달래기도 하고 때로는 무시하기도 하고 때로는 엄하게 대해보기도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이 책의 좋은 점은 틀에 박히고 뻔한 이론이 아니라 아이의 다양한 기질에 맞추어 이렇게 해보라, 저렇게 해보라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부모나 아이나 하루 아침에 바뀌지는 않겠지만요.

 

요즘 우리 아이들의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육아의 적인 스마트폰과 TV. 전자파에다 눈도 나빠지고 자세도 나빠질 뿐더러 무엇보다 아이가 받아들이기에는 시각적인 자극이 너무 크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일단 부모부터 스마트폰과 TV를 멀리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저도 종종 심심할때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들여다보는 버릇이 있는데 목은 거북이 목이 되고 등이 굽어집니다. 나은공주에게는 아직은 절대로 못 만지게 하고 가끔 사진을 보여주는 정도이지만 앞으로도 방심하면 언제 혼자 들여다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마지막 챕트에는 아이를 위한 몇개의 영양만점 유아식 리시피가 있습니다. 주말에 한번 만들어 봐야겠습니다. 전에 육아휴직할때는 이것저것 만들어 주었는데 요즘은 바쁘다는 이유로 통 안한지 오래되었네요.

 

읽어보면 여느 육아 책보다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세살 엄마 아빠에게는 필독서라고 해도 좋을 것같습니다. 1세와 2세 시리즈도 미리 알고 읽어보았다면, 하는 생각이 절로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