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사회에 사는 이상 누구나 부자가 되기를 꿈꾸는 법이죠. 그러나 흔히 말하는 "그냥 좀 산다"도 아닌 "부자중의 부자중의 부자", "세계 슈퍼 부자"라고 한다면 평범한 일반인인 우리로서는 그야말로 구름위의 존재들이자 뭔가 다른 세계에 사는 존재들로밖에 여겨지지 않을만큼 막연하죠.

미국 경제저널 "포브스"에서는 매년 10억달러 이상의 자산을 가진 "세계 억만장자 순위"를 발표합니다. 그동안 세계 최고의 부자는 우리가 익히 들어본 MS사의 빌게이츠였는데 최근에는 멕시코의 억만장자인 카를로스 슬림이라는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사람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전세계에는 10억달러 이상의 억만장자가 총 1,226명이 있다는데 전세계 총인구 70억에 비한다면 0.0000175%에 불과한 것이죠.

과연 이들 슈퍼 부자들은 누구이며, 어떻게 해서 그와 같이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부를 축적할 수 있었는가.

어바웃어북에서 출판한 "세계 슈퍼 리치"는 40명의 슈퍼 부자들에 대해 그들의 삶과 성공의 이유, 그리고 그들의 허와 실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이중에는 애플의 스티브잡스나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삼성의 이건희 등 우리가 익히 잘 아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잘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국적도, 출신도, 배경도 각각 제각각인 이들은 그야말로 빈민가에서 태어나 빈털털이로 시작해 한번 기회를 잡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공한 이도 있고 졸부도 있으며 이건희처럼 태어날때부터 재벌 2세로 시작한 사람도 있습니다. 빌 게이츠나 워렌버핏처럼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철저히 준수하며 기부에 적극적인 사람도 있고, 경쟁자들을 짖밟고 정경유착에 뇌물을 이용해 큰 돈을 벌었지만 기부에는 철저하게 인색한 사람도 있죠.

3인의 공동저자들은 서두에서 이들이 성공한 비결 "부자DNA"를 찾는다고 하지만 사실 한정된 지면에 40명을 다루다보니 한사람당 많아야 10여페이지를 할애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책은 그들의 성공신화를 구체적으로 다루지도, 그렇다고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같이 소위 좌파적 관점에서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책도 아닙니다. 말그대로 40명의 부자들에 대해 이런 사람이 이러이러한 집안에서 태어나 이러이러한 수단으로 성공했다는 사실 그 자체를 서술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그들의 허실에 대해서 간략하게 언급하고 있죠. 말하자면 경제서적이라기보다 상식서적정도라 할 수 있을 것같습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경제용어라던가, 읽으면서 특별히 생각하고 고민할 거리가 없기에 시간날때 편안하게 훝어보면서 "경제 뉴스에서 들어본 이 사람이 바로 이런 사람이구나"라고 할 수 있는 책입니다. 즉, 무슨 성공담같이 큰 교훈이나 가르침을 얻는게 아니라 이 사람들의 존재자체가 너무나 유명하고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 사람들이기에 알아두면 좋은 상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신 깊이는 다소 부족한 느낌입니다.

올컬러에 군더더기 없이 시원시원하게 쓰다보니 읽기가 매우 편하고 눈이 피곤하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