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대학시절 야마오카 소하치의 "대망"과 "질풍"을 읽고 일본 전국시대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상당히 좋아하기도 합니다. 여기다 한때 밤을 새워가며 즐겼던 코에이의 게임 "노부나가의 야망"과 "태합입지전"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죠.(물론 지금은 게임은 안하지만...) 그러나 워낙 "왜색"이 강한데다 임진왜란을 일으킨 인간들인지라 아무래도 국내 정서상 전국시대 서적들은 그리 흔하지는 않죠.(만화나 소설을 제외하고는)

 

저말고도 코에이사의 "노부나가의 야망"이 국내에서 히트를 치면서 일본 전국시대에 대한 상당한 수준의 지식을 가진 본좌들은 물론이고 역사는 잘 몰라도 노부나가나 히데요시는 물론이고 게임에 등장하는 무장들의 이름정도는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물론 그들이 어떤 인물인지, 당시 전국시대에 대해 자세히 아는 사람은 흔치 않습니다.

 

※ 사진출처 : 직접 캡쳐

 

그런 점에서 "도해 전국무장"은 말그대로 전국시대 초보 입문서입니다. 일본 국내에서 전국시대는 꽤나 상업성이 있는 모양으로 연구도 아주 활발할 뿐더러 책이나 게임, 영화, 드라마가 굉장히 활발하게 나와 있습니다. 우리 역사는 학교에서 국사책을 통해 마지못해 배우는 것이상으로는 거의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사극 드라마랍시고 나오는 것들은 고증 개무시의 판타지들뿐이고) 이런 점은 우리가 배워야할 부분이 아닌가 싶네요.

 

이렇게 재미있는 캐릭터와 삽화로 읽는 이로 하여금 한눈에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 직접 캡쳐 )

 

이 책은 오다 노부나가를 비롯한 전국시대 무장들을 다루었다기 보다, 무장들은 뭘 먹었고 어떻게 살았으며 그 시절의 관직이나 전투방식, 양상, 진형, 공성전, 수성전 등 전국시대 전반에 대해 가지는 궁금증과 기초지식 114가지에 대해 Q&A방식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구성이나 내용이 꽤 재미있는데 흔히 잘못 알려진 상식들에 대한 설명과 예를 들어 가신은 어떻게 채용했는가, 무장들은 평소에 어떤 오락을 즐겼는가, 전국시대에 사용된 화폐 등등 잡다한 얘기들을 짧으면서 난해하지 않고 아주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캐릭터들을 아주 귀엽게 그렸군요.

 

다케다 신겐과 우에스기 겐신의 얼굴을 보십시오. 정말 덕후스럽게 그렸죠.(※ 사진출처 : 직접 캡쳐)

 

이 책은 전국시대에 대한 전문적인 수준의 지식을 제공하지는 않습니다. 말그대로 입문용입니다. "노부나가의 야망"을 즐기는 초보 덕후가 시간날때 가볍게 읽을만한 흥미위주의 책입니다. 분량도 250페이지정도밖에 안되죠. 그렇다고 수준이 낮은 책은 결코 아니며 짧고 간략하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기술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은 우리가 배워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은데, 일본은 전국시대와 사무라이를 자신들만의 하나의 문화콘텐츠화시켰습니다. 그렇기에 매우 활발하고 무엇보다 돈이 되는 것이죠. 반면 "역사는 어렵고 따분하기만 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 대다수 일반인들의 인식이고 연구나 자료 발굴도 상대적으로 많이 뒤져있는 편입니다. 우리 역사라고 일본 역사보다 수준이 낮고 재미없을 리는 없죠. 출판사들이 사람들이 역사에 관심이 없고 그쪽 계열책은 안 팔린다, 라고 하기전에 일반인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창의적이고 대중적인 콘텐츠부터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