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안시성주 양만춘에게 패퇴한 군주로 널리 알려진 당 태종이지만, 1,000년 이상 모든 제왕들의 역할 모델이다시피 하였던 아이러니한 제왕인 당 태종의 정치를 후세들이 찬미한 것이 ‘정관의 치’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 책은 당 태종이 ‘당’이라는 대국의 군주로서 어떤 고뇌를 하였고, 그의 탁월한 리더십과 정치 정책은 무엇이었나를 일깨워 주고 있었습니다. 

이 책은 당나라 건국과정에서부터 당 태종이 현무문의 변을 일으켜 황위에 오르고 정관의 치를 이루기도 하지만 말년에는 후계자 결정으로 어려움을 겪은 그의 정치 역정을 다루고 있었는데, 당나라 건국의 시발점이 된 ‘진양기병’과 태자 자리를 둘러싼 형제간의 정치투쟁으로 알려졌던 ‘현무문의 변’ 등에 대한 새로운 주장과 역사적 사실들을 흥미롭게 기술하고 있었습니다. 

이 책은 총 4부로 나누어 당 태종을 조명하고 있었는데, ‘위대한 영웅의 시대’에서는 진양기병에서 중원 통일까지를 다루면서 수당 교체기의 혼란에서 당나라의 건국에 이르는 시기에 고조 이연과 이세민의 역할을 다루고 있는데, 특히 이세민의 아버지인 이연을 중심으로 이씨 가문이 수나라를 무너뜨리기 위해 벌였던 쿠데타인 ‘진양기병(晋陽起兵)’이야말로 이연이 수나라로부터 최고 정권을 빼앗은 역사적 터닝 포인트로서 이때부터 이연 집단은 천하를 평정하고 이당(李唐) 정권 수립의 길을 걸었다고 기술하고 있었습니다.

    ‘위대한 혁명가의 시대’에서는 현무문의 변에서 황제 즉위까지를 다루면서 고조 이연과의 갈등과 당나라의 발전을 위한 현무문의 변과 이 과정에서 보여준 이세민의 정치적 결단을 보여주며,

   ‘위대한 군주의 시대’에서는 노선 결정에서 치국까지를 다루면서 정관의 치세를 이루게 된 당 태종의 정치 리더십의 핵심과 그의 정치적 파트너들의 역할, 특히 정치노선을 패도가 아닌 왕도로 삼게 된 경위와 사회 통합 정책, 직언을 받아들이는 겸손하고 이성적인 지도자상과 그러한 이세민의 정치 파트너로서 명신 위징과 당 태종의 멘토이자 현처 장손황후의 역할을 보여주고 있고, 

   ‘위대한 아버지의 시대’에서는 후계자 지목에서 최후까지를 다루면서 가장 위대한 황제로 꼽히는 당 태종에게도 후계를 세우는 문제는 어려운 일이었음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당 태종의 정치를 찬미하는 수많은 역사서들을 통하여 그의 위대함을 알 수 있는데, “오로지 태종만이 문무를 모두 겸한 황제로 예부터 지금까지 그만큼 훌륭한 군주는 없었다. 당요(唐堯), 우순(虞舜), 하우(夏禹), 은탕(慇湯), 주 문무(文武), 한 문경이 있었지만 모두 그에 미치지는 못했다”는 오긍(吳兢)의 『정관정요』의 평가에서 그 백미를 맛 볼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우리의 정치가들이 한 번 쯤 당 태종의 정치를 교훈 삼아, 이합집산의 정치가 아니라 화합하고 겸손한 정치를 실천해 보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짙게 남습니다.

 

당태종, 정관, 위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