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독특한 작품이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신선한 녀석이 있었다니...

 거울 앞에 다가간 나는 군데군데 비어 있는 정수리를 바라보았다. 지난해부터 눈에띄게 빠지기 시작한 머리카락은 아제 손에 쥐어도 한 줌이 되지 않았다. 나는 무표정하게 그 희멀건 공터를 바라보았다. 한때 내가 목표로 여겼던 삶의 지점들은 이제 알아볼 수도 없을 만큼 먼 곳으로 물러나 있었다. 대신 그곳에 닿을때까지만 수용하기로 했던 굴욕들이 내 삶을 통째로 채워버린 것이다.

 주인공은 27살의 기자지망생의 여자이다. 5년째 시험에서 낙방을 하고 있다. 때문에 감기약 200알을 모은다. 어릴적부터 가장 친하게 지내온 친구 민이는 너무 예쁘게 생긴 또한 여자가 되길 바라는 남자아이이다. 과학분야에 뛰어난 두각을 나타내던 인재였던 고모가 한국에서 미혼모가 되고, 한국계 미국인을 만나 결혼을 해서 미국으로 떠난다. 이 고모는 NASA에서 근무를 하고 달 탐사를 한다는 것을 할머니로부터 듣게 되고, 그 고모를 만나러 미국엘 가게 된다.

 "세상은 언제나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야."

고모는 부드럽게 웃었다.

 "생각처럼 나쁘지는 않은데 늘 우리의 밑그림을 넘어서니까 당황하고 불신하게 되는 거야. "

 하지만 실상은 이렇다. 고모는 미국으로 왔을 때, 결혼한 사람과의 불화가 끊이지 않았고, 지옥과 같은 시간들을 보낸 후 우연히 우주탐사국 관광지에 취직을 하게 된고, 거기서 토스트 장사를 하고 있었다. 또한 폐에 문제가 있어서 곧 죽음을 앞둔 상황이였던 것이다. 그러나 할머니의 전부였던 고모는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그렇게 꾸밀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참 독특하기만 하다. 처음엔 어리둥절 할 만한 이야기와 너무나도 현실적인 두 이야기가 등장해서 이게 과연 어떻게 조합을 이룰까 싶었다. 하지만 마지막엔 군더더기의 말이 필요없이 어울린다. 꿈과 현실사이에서 어느정도 타협을 하면서, 조금은 변형된 형태의 꿈을 자신의 미래로 살아가는 주인공들.. 그저 이것이 '나이들어감'이 아닐까 싶다. 오늘 새벽까지 잠 못들고, 이제는 거의 공상이라는 느낌까지드는 나의 미래에 대해 고민했던 것이 생각나는 것은 뭘까?.........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