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현대물이 아닌 시대물은 안 좋아하는 편이지만,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은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아서

<흑백>도 읽게 됐어요....

사실, 미야베 월드시리즈 제 2막으로 나오는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들....완성도도 높고 훌륭한 작품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개인적으론, 미야베 미유키의 현대물에 비해선

재미가 떨어진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흑백>은 이런 나의 편견을 여지없이 깨는 작품이었습니다.

처음엔 다소 지루하기도 하고, 미야베 미유키의 다른 에도소설과

비슷한 정도의 재미를 갖고 있어, 천천히 읽었는데,

흑백방에서 오치카가 두번째 이야기를 듣는 부분부터

무척 재미있어졌습니다...

첫번째 이야기인 만주사화를 오치카가 손님에게 들을 때만 해도, 오치카에 대해

큰 관심도 없었고,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두번째 이야기인 흉가를 들을 때, 오치카의 과거는 과연 무엇이기에

저럴까하는 흥미가 생겼고, 흉가의 이야기 자체에도 오싹한 느낌이 들었어요...

세번째 이야기로 오치카가 자기의 과거를 하녀에게 털어놓는 부분....

독자들이, 왜 오치카가 현재의 캐릭터로 굳어졌는지

 납득할만한 오치카의 과거가 밝혀집니다....

갑작스레 오치카의 오빠가 찾아오고 모든 이야기들이

연결되는, 미야베 미유키 특유의 장기가 나오고,

이야기가 멋지게 마무리되는데,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시대물을 이렇게 재미있게 읽은 건 처음인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