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담담하고 담백한 문체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이런 나름의 어두운 사색과 성찰을 하는 책을 그러한 문체로 읽어 내려가는 것은 사실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인간실격의 내용을 그러한 문체를 통해 읽어내려가다 보니 더욱 우울한 느낌이 들었다고 할까? 한 젊은이가 제목 인간실격처럼 파멸의 과정으로 치닫는것을 지켜보는것은 여간 마음이 불편한게 아니었다. 웃고 있어서 웃는 것 같지 않았다던 요조의 모습 묘사로 시작하는 이 책은 시종일관 우울한 느낌을 준다. 또한 그 특유의 담담한 문체로 매우 직설적으로 주인공의 심리묘사를 하는 탓에 그 느낌은 배가 되었던것 같다. 한 젊은이의 변해가는 삶을 지켜보면서 나라는 인간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던것 같다. 과연 삶에 어떤 다른 요소가 있었다면 주인공 요조의 삶은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갔을지, 어떻게 달라질 수 있지 않았을지 생각해보았다. 작가와 참 많이 닮은 모습을 하고 있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이토록 유명하고 널리 읽히는 작품을 쓰고도 세번의 자살 시도로 결국 삶을 마감했던 다자이오사무의 삶 또한 생각해 보게 되었다.